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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범여권 지지부진한데, 권영길 왜 안뜨지?

등록 2007-10-11 08:42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엔 권영길 밖에 없나’ 식상함 지적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기대 채우지 못했다” 분석도
‘밀운불우(密雲不雨)’

주변 여건은 성숙했으나, 아무 일도 되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일컫는 이 말은 요즘 민주노동당의 현실에 꼭 들어맞는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의 경선 파행 등으로 개혁·진보 세력에 대한 기대가 민주노동당과 권영길 대통령후보로 옮겨갈 법한데도, 실제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가 최근 미미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며 ‘대안카드’로 거론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시적 현상?=민주노동당은 일단 권 후보의 지지율 답보 상태가 “일시적일 뿐”이라며 ‘민주노동당 위기론’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공동 선대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통합신당의 지지부진한 모습은 국민들이 ‘진짜 진보’를 가려낼 기회를 마련해줬다. 이번 대선은 ‘진짜 진보’(민주노동당)와 ‘진짜 보수’(한나라당)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현 상임 선대본부장도 “한나라당도 경선 뒤 한 달 가까이 조용하지 않았느냐”며 오는 14일 선대위 출범 후 권 후보의 본격적인 대선 행보가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가 ‘뜨는’ 것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문 후보의 정책과 내용이 드러나면 금세 가라앉을 것이라는 게 민주노동당의 표면적인 시각이다.
권영길-문국현 최근 지지율 비교
권영길-문국현 최근 지지율 비교

왜 안 뜨나?=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불안한 기색이 완연하다. “이대로 가면 대선·총선 모두 참패하고, 당은 이름조차 잊혀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기엔 의석 9석의 원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국민에게 신선한 감동도 주지 못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당직자는 “‘국회로만 보내주면 노동자·서민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호소해 원내에 진출했지만 ‘아! 이래서 진보정당이 필요하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 국민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는데 또다시 지지를 바랄 수 있겠느냐”고 자조섞인 푸념을 했다.

탈이념화 추세 속에서 당의 정치노선이 대중적인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운동에 온 당력을 기울였지만, 찬성 여론은 50%를 넘었다. 권 후보의 평화·통일 공약인 ‘1국가 2체제 코리아연방공화국’도 일반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사회 이슈가 분배보다 성장·경쟁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흘러가니, 민주노동당의 주장은 수세에 몰리고 전달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참여정부가 고전하면서 민주노동당도 덩달아 ‘같은 왼쪽’으로 인식되면서 동반 추락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선에 세 번째 출마하는 권 후보의 ‘식상함’도 지적된다.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진보정당에서 같은 후보가 계속 나오는 건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며 “권 후보의 안정감도 중요하지만, ‘민주노동당엔 권영길밖에 없느냐’는 의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직자도 “보수 정당 후보인 이명박 후보조차 ‘탈여의도’를 외치며 새로움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권 후보는 ‘기성 정치인’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동당은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노회찬·심상정 의원을 내세워 권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이들의 대중성과 경제 비전을 강조해 ‘친근한 정책정당’으로 지지를 얻겠다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와 비정규직 철폐 홍보도 강화해 농민·비정규직 노동자의 표심도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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