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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모양새’ 신경쓴 한나라 당직인사

등록 2007-09-20 21:08수정 2007-09-20 21:17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 현황 / 확정된 한나라당 시도당 위원장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 현황 / 확정된 한나라당 시도당 위원장
‘친이명박계’ 요직 차지…‘친박’ 일부 배려
시·도당위원장 13곳중 7곳 이후보쪽 장악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체제가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한나라당은 20일 전략기획본부장 등 주요 당직 인선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16개 시·도당위원장 선거도 충북·전남·제주 등 세 곳을 빼고는 모두 마무리됐다.

전체적으로 사실상 당의 외부인 같았던 이명박 후보가 당을 장악해가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쪽과의 균형도 일정 부분 맞춰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쪽에서는 임명직 당직 인선을 두고 “구색 맞추기 인사”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단행한 당직 인사에서는 이 후보와 박 전 대표 진영 사이에 수적인 형평을 고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물론 정종복 제1사무부총장,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 이재창 전국위의장, 이의근 국책자문위원장, 박계동 정치공작저지특위 위원장 등 ‘친 이명박’ 인사들이 다수다.

박근혜 전 대표 쪽 인사들로는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 송광호 제2사무부총장 등이 기용됐다. 특히, 경선 때 박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김재원 의원이 정보위원장에 임명됐고, 역시 박 전 대표를 도왔던 김성조 의원은 신설된 당원교육훈련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박형준 대변인은 “능력과 적재적소, 당화합이라는 세 가지 큰 원칙에 따라 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쪽의 한 의원은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 정도를 빼면 제1사무부총장 등 핵심적인 자리는 이 후보 쪽이 차지했다”며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끼워넣은 것밖에 안 된다”고 깎아내렸다. 당직에 임명된 한 의원은 “수차례 거절했는데도 강압적으로 임명했다”면서 “당분간 회의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16개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는 이 후보 쪽의 장악이 더욱 두드러진다. 선임이 끝난 13곳 가운데 서울(공성진)·부산(안경률)·경기(남경필) 등 7곳은 이 후보 쪽, 대구(박종근)·경남(김기춘)·대전(이재선) 등 6곳은 박 전 대표 쪽이 차지했다. 충북·전남·제주 등 나머지 3곳도 이 후보 쪽 인사들이 합의 추대되거나 경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 이 후보의 지역 장악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추석 연휴 직후 출범할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와, 공석인 3명의 최고위원 인선을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최고위원직 대부분을 박 전 대표 쪽에 내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형준 대변인은 “최고위원 선임도 당 화합이라는 원칙에 충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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