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3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11일 밤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SBS) 방송센터에서 이명박 후보(오른쪽)와 박근혜 후보가 인사를 나눈 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보 “판세 결정나지 않았나” 자신감
박후보 “실패할 후보 내면 천추의 한 될 것”
박후보 “실패할 후보 내면 천추의 한 될 것”
경선을 1주일 앞둔 12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서로 자신이 나서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며, ‘당심 잡기’에 마지막 힘을 쏟았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와이티엔(YTN)과의 인터뷰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대충 판세가 이제 결정이 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해 ‘대세론’을 주장했다. 이 후보의 이런 발언은 경선을 1주일 앞둔 이날 각 언론사의 선거인단 시뮬레이션 여론조사 결과에서, 약 10% 정도로 표 차를 벌린데다 박 후보 쪽에서 제기하는 이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에도 더는 여론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또 “경선이 끝나면 박근혜 후보를 위시해 모든 후보와 화합해서 정권교체하는 데 같이하겠다”며 ‘경선 이후’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이제는 하나가 되어야만 정권교체를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경선은)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며 “(본선에) 실패하는 후보를 내놓으면 천추의 한이 될 것”이라고 ‘당심’을 자극했다. 박 후보는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최고의 애국”이라며 “이것이 안 되면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된다. 이를 위해선 불안하지 않은 후보가 돼야 한다”고 ‘이명박 필패론’을 거듭 제기했다. 양쪽 캠프는 또 휴일인 이날도 비비케이(BBK), 최태민 목사, 박 후보 탈당 전력, 서울시 부채 논란 등 양쪽 후보의 의혹 및 약점을 물고 늘어졌다. 이 후보 쪽은 특히 박 후보의 탈당 경력을 막판 공격 포인트로 잡아 파고들었다. 박형준 캠프 대변인은 “(2002년) 박 후보는 당 개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탈당했다고 했는데, 핵심 요구사항이던 국민경선은 탈당 전에, 당·대권 분리 및 집단지도체제 도입은 탈당 직후 모두 수용됐다”며 “그런데도 박 후보는 당의 복당 요청을 냉정히 뿌리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혜훈 대변인은 “96년 선거법 위반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당에서 출당조처를 취하려 하자, 이 후보는 ‘당에서 지원한 선거 실탄내역을 폭로하겠다’며 역공세를 취한 것으로 돼 있다”며 “이 후보는 (박 후보의) 탈당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았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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