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3차 합동토론회가 열린 11일 밤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SBS) 방송센터에서 이명박 후보(오른쪽)와 박근혜 후보가 인사를 나눈 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상대방 공격에 열올려
꼼꼼한 사전검증 ‘뒷전’
꼼꼼한 사전검증 ‘뒷전’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 진영이 공방을 벌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 복수의 운하 검토 △남북관계에 대한 태도 △과거 정치적 행적 등에서 누구의 말이 맞을까. 양쪽은 12일에도, 지난 11일 밤 열린 3차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나온 상대방의 주장·답변을 “거짓말”로 몰아부치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 진영은 지난 11일 <에스비에스> 토론회에서 남북 관계에 대한 태도 및 과거 정치적 행적 등을 놓고 진실 여부를 다퉜다.
■ 운하=박정희 전 대통령이 여러 곳에 운하를 검토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8월 4대강 유역을 개발하면서 아산만, 경부운하, 서울~단양 등 여러 지역에 운하를 검토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지시한 것으로 유일하게 드러나는 것은 서울~영월 뿐이고, 나머지는 들어본 적 없다. (서울~영월도) 그 자체가 폐기됐다”고 반박했다.
당시 자료를 근거로 한 양쪽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박 전 대통령은 1966년부터 1979년까지 경인운하, 인천~영월, 남한강~안성천~아산만 운하 등 모두 3개 노선의 운하를 검토했다. 이 후보가 발언한 검토 지역과는 차이가 있지만, 박 후보의 반박처럼 ‘유일하게 검토했다가 폐기된 운하’는 아닌 셈이다.
■ 남북 관계=이명박 후보는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자신의 ‘비핵·개방 3000’ 구상과 관련해 “북한 쪽이 관심을 갖고 있어 저한테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제가 아직 보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비핵·개방 계획은) ‘선 핵폐기, 후 지원’이라는 경직된 대북정책”이라는 원희룡 후보 비판을 반박하는 답변이었다.
북한 고위층이 이 후보 정책에 관심을 표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 후보의 이 발언은 과장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이 후보 쪽 이동관 공보실장은 12일 “북쪽 공식 라인과 접촉이 있었던 게 아니라, 중국 베이징이나 연변의 북한 주민들이 현지 상사원들에게 ‘그게 뭐냐’고 물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것”라며 “이 후보의 발언 강도가 좀 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해서도 양쪽의 말은 약간 다르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김 위원장을 ‘믿을 만하다’ ‘통 크다’ ‘약속을 지킨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실제로는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뒤 “대화하기 편했다” “약속을 지키려고 북에서 상당히 노력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 과거 행적=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무렵 “이인제 의원(당시 민주당) 등에게 ‘뜻이 같다면 함께 갈 수도 있다’고 했다”는 이 후보의 주장에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그런 생각도 해 본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2002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이인제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 “뜻이 같은 분은 누구든지 영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5월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이 의원을 만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쪽 김재원 대변인은 “당시 정치 상황에서 (박 후보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한 것을 놓고,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은 당시 상황을 “이 의원이 이원집정부제 도입을 위한 개헌 등을 제의했지만 박 후보는 즉답을 피했고, 이후 다시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한나라당 에스비에스 토론회 쟁점
박 후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했는지에 대해서도 양쪽의 말은 약간 다르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김 위원장을 ‘믿을 만하다’ ‘통 크다’ ‘약속을 지킨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실제로는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뒤 “대화하기 편했다” “약속을 지키려고 북에서 상당히 노력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 과거 행적=박 후보는 토론회에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을 무렵 “이인제 의원(당시 민주당) 등에게 ‘뜻이 같다면 함께 갈 수도 있다’고 했다”는 이 후보의 주장에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그런 생각도 해 본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2002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이인제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 “뜻이 같은 분은 누구든지 영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그해 5월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이 의원을 만난 적도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쪽 김재원 대변인은 “당시 정치 상황에서 (박 후보가)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한 것을 놓고,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은 당시 상황을 “이 의원이 이원집정부제 도입을 위한 개헌 등을 제의했지만 박 후보는 즉답을 피했고, 이후 다시 접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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