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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손학규 “강한 추진력 겸비한 중도”,“변신에 변신…정체성 흐릿”

등록 2007-08-09 20:09수정 2007-08-09 22:06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출마식에서 지지자들이 지구를 발로 뛰어달라는 의미로 건넨 지구본을 들어보이고 있다.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출마식에서 지지자들이 지구를 발로 뛰어달라는 의미로 건넨 지구본을 들어보이고 있다.
[범여대선주자 경쟁력 탐구] ② 손학규
‘대통합 민주신당’(민주신당)의 출범을 계기로,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전의 막이 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에 비해선 아직 지지율이 미약하긴 하지만, 범여권에서도 유력한 주자들이 떠오르고 있다. 여론조사를 토대로 선정한 범여권 유력 주자들의 경쟁력을 분석해 본다.

경쟁력 있다
“강한 추진력 겸비한 중도”

파주에 굴지기업 유치 등
CEO형 도지사로 이름 나 “서민과 스스럼없어” 강점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의 회장은 어느 글에서 “진보와 보수로 나뉜 한국에서 손학규는 그런 틀을 벗어난 사람 같았다”고 적었다. 존스 전 회장은 손 전 지사 시절 ‘파주 영어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진보와 보수의 틀로 가를 수 없는 ‘중도’의 위치야말로 이번 대선 판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 가진 최대 강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념의 좌와 우, 지역의 동과 서를 아우를 수 있는 최적의 입장에 손 전 지사가 서 있다는 게 손 전 지사 쪽 사람들의 자평이다. 고문과 투옥을 경험한 70년대 학생운동과 빈민운동, 80년대 영국 유학과 정치학 박사 취득, 90년대 의원-장관, 2000년대 민선 도지사까지 두루 경험했으니, 이만 하면 좌와 우를 섭렵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손학규가 말하는 손학규
손학규가 말하는 손학규
경기지사 시설 보여준 업무 추진력도 자주 이야기된다. 지난해 4월 준공된 경기도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단지가 대표적인 예다. 세계적 규모의 엘지(LG) 필립스엘시디를 비롯해 일본의 호야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공장을 지었다. 손 전 지사가 재임할 때 경기도 투자진흥관을 지낸 이재율씨는 “(손 전 지사) 재임 4년 동안 14개 기업을 유치했고, 직접적인 일자리 3만개, 간접적인 일자리 5만개를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이런 성과를 내기까지 손 전 지사는 집요한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해외 기업을 고르는 일부터 투자 유치단을 이끌고 그 기업의 본사를 찾아가 프레젠테이션하는 것까지 앞장을 섰다. 세 차례나 찾아온 손 전 지사의 집요함에 넘어가 투자를 결정했다는 호야의 스즈키 사장은 “손 지사가 하도 귀찮게 해서 경기도에 투자했다”고 농담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추진력과 집요함은 체력에서 나온다. 시골(경기도 시흥)에서 나고 자란 데다 학생운동 시절 탄광, 목공장, 빈민촌, 사과농장, 철공소 등에서 경험한 막노동은 덤으로 체력을 다져주었다. 지난해 지사직을 물러난 뒤 100일 동안 계속한 민심대장정은 처음에 ‘쇼 아니냐’는 반응을 불렀지만, 쉰 아홉 나이에도 그 일정을 너끈히 소화했다. 1998년부터 손 전 지사를 돕고 있는 김주한 공보팀장은 “체력 하나는 타고났다”고 말했다. 민심대장정에서 보여주었듯, 구레나룻을 기르고 농민들과 막걸리를 마시는 등의 서민적 풍모도 그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경쟁력 없다
“변신에 변신…정체성 흐릿”

한나라당서 승승장구 하다 경선 승산없자 범여 갈아타
딱 떠오른 ‘대표상품’ 없어

손학규 전 지사를 소개하는 책자에서, 그는 소탈하고 권위적이지 않으며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으로 묘사되곤 한다. 사람이 좋다는 얘기다. 그러나 대통령선거는 ‘좋은 사람’을 뽑는 의식이 아니다. 정치권에선 이런 손학규를 두고 “‘손학규하면 이거다’ 싶은 게 없다”(민주신당의 한 의원)고 평한다. 이명박이라는 이름에 붙어 다니는 ‘경제’와 같은 대표적 이미지 또는 고유 브랜드가 없다는 뜻이다.

이른바 정체성, 정통성 문제는 손 전 지사의 아킬레스건이다. 손 전 지사는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일을 두 차례나 했다. 민자당에 입당했던 1993년을 두고 손 전 지사는 지난 6월 〈한겨레〉 인터뷰 때 “당시는 와이에스(김영삼 대통령)가 집권해서 온 나라가 개혁으로 들떠 있을 때였다”고 말했다. 개혁이 곧 변신의 명분이자 근거였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손 전 지사를 잘 아는 최영희 국가청소년위원장은 한 기고문에서 “손 선배가 민자당 국회의원으로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저래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민정부라고는 했지만 보수적인 세력과 합친 정부여서 동의하기가 어려웠다”고 썼다. 그때부터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까지 손 전 지사는 국회의원을 세 번(3선)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한나라당 탈당의 명분은 ‘개혁 실패’ 였지만, ‘단물은 한나라당에서 빼먹고 표는 범여권에 달라고 하는 거냐’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비판론자들은 그가 한나라당 경선을 통과할 자신이 없으니 올망졸망한 후보들이 난립한 범여권으로 옮긴 것이라고 해석한다. 캠프 인사들도 이런 ‘계산’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핵심 참모는 “고건 전 총리가 (출마 뜻을) 접지 않았다면 탈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 놓은 적이 있다.

전통적인 진보개혁세력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민주신당의 한 의원은 “지지율 10%를 넘지 못하는 것은 범여권 지지층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손학규 필패론’을 주장하는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같은 이들은 “손 전 지사로서는 대선에서 승리하지도 못할 뿐더러, 대선 패배 뒤 민주개혁세력은 존재기반마저 잃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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