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 인터뷰 / 박찬수 정치부문 편집장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0일 노무현 대통령의 비판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검증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그는 노 대통령의 비판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이쯤에서 (나에 대한 공격을) 끝내줬으면 좋겠다”, “스스로 자화자찬하지 않더라도 역사는 올바르게 평가한다” “나한테 관심 갖지 말고 현장을 좀 다녔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선거 중립이 훼손되면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경고’까지 했다.
또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르는 보수 진영 평가에 “경제를 실패했다는 점에서 그렇다”며 “(특히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후반기 5년(노 대통령 집권기간)에 더 일어났다. 후반기에 와서 지역, 계층, 이념간 갈등이 다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을 찾은 이 전 시장을 박찬수 정치부문 편집장이 만나 현안을 묻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정리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검증 논란]
“박근혜쪽, 여권의 분열공작에 놀아날 수 있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검증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 쪽은 비비케이(BBK) 및 다스와의 관계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국민도 잘 이해 못한다. =문제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증거를 갖고 나와야 된다. (박 전 대표 쪽은) 한반도 대운하도 수자원공사 자료를 갖고 나를 공격하고, 8천억원 (명의신탁) 재산설도 여당에서 나왔다고 본인들 스스로 얘기했다. 모든 자료를 여당에서 나온 걸 갖고 얘기한다. 나는 지금 본선에 이기기 위해서 경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상대는 경선에만 이기려는 경선을 하자고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 경선을 하는 것이지, 경선만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다. 당에 검증위원회가 생겼는데도 자꾸 폭로부터 하면 검증위 역할이 없어진다.
-비비케이 등 여러 의혹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그 사항들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바 있다. 서울시장 재임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엄격한 검증을 받았다. 민간기업에 있던 사람이 뭐가 두려워 8천억원을 남의 이름으로 해놓나.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그렇게 적당히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대기업 자체 검증이 더 무섭다. (박 전 대표 쪽이) 상식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지. -항간에는 (1987년 이 전 시장의 친형-이상은과 처남-김재정이 공동 설립한 현대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 이 전 시장 돈이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다스는 내가 (현대) 재임시 정주영·정세영 두 분이 (자동차 부품) 국산화 계획에 의해서 한 것이다. 오죽하면 그 공장을 현대건설이 지었겠나. 형님 이름이든 누구 회사든 내가 대기업 최고경영자인데 그게 비밀로 해서 될 수 있나? -다스가 비비케이 펀드에 190억원을 맡기는 과정에 이 전 시장이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검찰에서 비비케이와 이명박은 관련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고, 금감원에서도 나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다스가 비비케이 펀드에 가입할 때 이 전 시장이 권유한 건 아닌가? =나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아보니까 (비비케이 한국지사장인) 김경준이 다스 사장과 직접 만나서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중에 문제가 된 뒤에야 알았다. 나는 금감원이 김경준을 조사하는 걸 보고 뭔가 낌새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 김경준에게 “조사받는 게 뭔지 분명히 밝히라”고 했다. 김경준은 “내 회사인데 왜 그러냐”고 했다. 그게 전부다. -박 전 대표 쪽의 의혹 공세가 금도를 넘었다고 보나? =넘고 있다. 지금 넘으려 하고 있다. (여권의) 한나라당 분열 공작에 우리도 모르게 놀아날 수 있다. -박 전 대표 쪽과 여당 쪽의 커넥션 같은 게 있다는 뜻인가? =(여당의) 야당 분열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증거는 없지만 …. -박 전 대표 검증 문제도 당 검증위에 맡겨야 한다고 보나? =현재까진 일체 우리가 굳이 맞받아서 (박 전 대표) 검증을 요청하진 말자는 것이다. 경선이 끝난 다음에 본선에 대비해 서로 화합하고 힘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우리 (캠프) 사람들에게 그렇게 당부하고 있다.
[노대통령 발언]
“나한테 관심 끄고, 지탄받는 산하기관 독려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원광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을 겨냥해 “‘노명박’(노무현 + 명예박사)처럼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하길래, 처음에는 ‘설마’ 하고 다시 알아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이 너무 걱정 안 해도, 자화자찬 안 해도 역사는 올바르게 평가된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노 대통령이) 할 일은 안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전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한테 너무 관심 갖지 말고 국무위원들 챙기고,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산하기관 현장에 다니며 독려했으면 좋겠다. 대통령도 헌법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노 대통령이 요즘 왜 이 전 시장을 비판한다고 보나? =노 대통령도 속마음은 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목적으로 그런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 싸울 이유가 없다. 노 대통령은 나와 정치적 인연이나 악연이 있는 사이도 아니다. 이쯤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보수 진영에서는 1987년 이후 특히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맥락에서 김대중 5년과 노무현 5년을 평가한다면. =어려운 질문인데, 지난 10년이 한 맥락으로 연결되어 왔다고 보지만, 한편으론 김대중 5년, 노무현 5년이 차별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도 경제가 침체됨으로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이 그렇다고 해서 민주화가 후퇴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세계 경제가 좋을 때 그렇게 했다는(경제가 후퇴했다는) 관점이 있고, 그 와중에 너무 분열·갈등이 심했다고 본다. 최대의 분열과 갈등이 10년간 일어났고, 특히 김대중 정권보다도 후반기의 5년에 더 (분열과 갈등이) 일어났다. [한반도 대운하]
“하고싶다고 억지로 되나…집권하면 한번 더 검토 ”
-한반도 대운하 구상과 관련해, 식수원 오염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한반도 대운하는 미래 수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수자원을 확보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것이다. ‘독극물 싣고 가는 배가 뒤집히면 어떡하냐’고 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법에, 상수원 있는 도로에 독극물 운반차량은 갈 수가 없고, 독극물 실은 배는 (운하에) 못 간다. 울산 태화강, 경북 형산강은 준설 뒤에 생태계가 복원되고 홍수조절까지 됐다. 건교부 감사 보고서에도 ‘강은 준설하는 게 도움된다’고 나와 있다. 한반도에 물길을 제공하면 지구 온난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집권한 뒤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반대가 많아도 꼭 추진할 생각인가?
=한반도 대운하는 민자사업으로 하고 정부 예산을 안 쓴다는 전제로 할 것이다. 민간에서 대운하 사업을 하겠다고 서류를 제출하면 타당성과 환경영향 평가를 받아서 결정할 것이다. 누가 하고 싶다고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다 절차가 있다.
-올해 하반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나?
=국익에 도움되면 남북 정상회담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못 될 것으로 예측한다. 자칫 연말 대선 전략에 악용되지 않을까 걱정이 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에게 엄정한 입장에서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오늘(10일)이 6·10 항쟁 스무돌이다. 지난 20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6·10 항쟁이 산업화 속에 민주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몫을 했다. 지금은 민주화의 질적 성장도 해야 하지만, 세계화 속에서 다시 경제를 살려야 하는 새로운 시대다. 세계의 추세에 맞는 6·10 정신이 필요하다.
정리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검증 논란]
“박근혜쪽, 여권의 분열공작에 놀아날 수 있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검증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 쪽은 비비케이(BBK) 및 다스와의 관계를 계속 제기하고 있다. 국민도 잘 이해 못한다. =문제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증거를 갖고 나와야 된다. (박 전 대표 쪽은) 한반도 대운하도 수자원공사 자료를 갖고 나를 공격하고, 8천억원 (명의신탁) 재산설도 여당에서 나왔다고 본인들 스스로 얘기했다. 모든 자료를 여당에서 나온 걸 갖고 얘기한다. 나는 지금 본선에 이기기 위해서 경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상대는 경선에만 이기려는 경선을 하자고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 경선을 하는 것이지, 경선만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다. 당에 검증위원회가 생겼는데도 자꾸 폭로부터 하면 검증위 역할이 없어진다.
-비비케이 등 여러 의혹들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그 사항들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바 있다. 서울시장 재임 때도 눈에 보이지 않는 엄격한 검증을 받았다. 민간기업에 있던 사람이 뭐가 두려워 8천억원을 남의 이름으로 해놓나. 대기업 최고경영자가 그렇게 적당히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대기업 자체 검증이 더 무섭다. (박 전 대표 쪽이) 상식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지. -항간에는 (1987년 이 전 시장의 친형-이상은과 처남-김재정이 공동 설립한 현대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에 이 전 시장 돈이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다스는 내가 (현대) 재임시 정주영·정세영 두 분이 (자동차 부품) 국산화 계획에 의해서 한 것이다. 오죽하면 그 공장을 현대건설이 지었겠나. 형님 이름이든 누구 회사든 내가 대기업 최고경영자인데 그게 비밀로 해서 될 수 있나? -다스가 비비케이 펀드에 190억원을 맡기는 과정에 이 전 시장이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검찰에서 비비케이와 이명박은 관련이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고, 금감원에서도 나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다스가 비비케이 펀드에 가입할 때 이 전 시장이 권유한 건 아닌가? =나는 그렇게 한가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아보니까 (비비케이 한국지사장인) 김경준이 다스 사장과 직접 만나서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중에 문제가 된 뒤에야 알았다. 나는 금감원이 김경준을 조사하는 걸 보고 뭔가 낌새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 김경준에게 “조사받는 게 뭔지 분명히 밝히라”고 했다. 김경준은 “내 회사인데 왜 그러냐”고 했다. 그게 전부다. -박 전 대표 쪽의 의혹 공세가 금도를 넘었다고 보나? =넘고 있다. 지금 넘으려 하고 있다. (여권의) 한나라당 분열 공작에 우리도 모르게 놀아날 수 있다. -박 전 대표 쪽과 여당 쪽의 커넥션 같은 게 있다는 뜻인가? =(여당의) 야당 분열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말이다. 증거는 없지만 …. -박 전 대표 검증 문제도 당 검증위에 맡겨야 한다고 보나? =현재까진 일체 우리가 굳이 맞받아서 (박 전 대표) 검증을 요청하진 말자는 것이다. 경선이 끝난 다음에 본선에 대비해 서로 화합하고 힘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우리 (캠프) 사람들에게 그렇게 당부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나한테 관심 끄고, 지탄받는 산하기관 독려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원광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을 겨냥해 “‘노명박’(노무현 + 명예박사)처럼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가 나한테 그런 말을 하길래, 처음에는 ‘설마’ 하고 다시 알아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이 너무 걱정 안 해도, 자화자찬 안 해도 역사는 올바르게 평가된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노 대통령이) 할 일은 안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에 전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한테 너무 관심 갖지 말고 국무위원들 챙기고, 많은 지탄을 받고 있는 산하기관 현장에 다니며 독려했으면 좋겠다. 대통령도 헌법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노 대통령이 요즘 왜 이 전 시장을 비판한다고 보나? =노 대통령도 속마음은 나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치적 목적으로 그런다고 본다. 하지만 나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노 대통령과 싸울 이유가 없다. 노 대통령은 나와 정치적 인연이나 악연이 있는 사이도 아니다. 이쯤에서 끝냈으면 좋겠다. -보수 진영에서는 1987년 이후 특히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맥락에서 김대중 5년과 노무현 5년을 평가한다면. =어려운 질문인데, 지난 10년이 한 맥락으로 연결되어 왔다고 보지만, 한편으론 김대중 5년, 노무현 5년이 차별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도 경제가 침체됨으로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본이 그렇다고 해서 민주화가 후퇴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세계 경제가 좋을 때 그렇게 했다는(경제가 후퇴했다는) 관점이 있고, 그 와중에 너무 분열·갈등이 심했다고 본다. 최대의 분열과 갈등이 10년간 일어났고, 특히 김대중 정권보다도 후반기의 5년에 더 (분열과 갈등이) 일어났다. [한반도 대운하]
“하고싶다고 억지로 되나…집권하면 한번 더 검토 ”
이명박 전 서울시장 /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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