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 인터뷰/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집중탐구 민노당 대선주자 ①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경선의 막이 올랐다. 민주노동당 대선 주자인 권영길·노회찬·심상정 의원은 7일 서울 문래동 당사에서 당 경선 후보로 동시에 등록하고 공정 경선을 다짐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날부터 경선전에 돌입해, 8월20일부터 9월9일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 직선제로 대선 후보를 뽑는다. <한겨레>는 민주노동당 세 주자의 면면과 정책을 세 차례로 나누어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지난달 대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진보적 경제성장론’을 전면에 내걸어 당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진보정당도 이제 분배론을 뛰어넘는 경제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전문가들의 평가는 갈린다. 인물로서 권 대표에게는 ‘대선 3수론’과 ‘통합적 리더십’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따라붙는다. “진보정당, 분배론 뛰어넘는 성장전략 필요”
재원 조달 등 일부선 실현가능성에 ‘물음표’
“통합의 리더십 아닌 봉합” 내부 비판도 ■ 진보적 경제성장론=권 대표의 ‘진보적 경제성장론’은 우리나라의 저성장이 노동시장 유연화, 비정규직 양산, 무분별한 외국자본 개방 등 “신자유주의의 과잉 때문”이라는 진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를 ‘노동자 중심’의 경제구조로 바꾸고, 국가의 금융 조정력을 높여야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는 게 권 대표의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 노동이사 파견 △국가 고용책임제 도입 △21세기형 경제기획원 설치 △기간산업 매각 금지법(액슨-플로리오법) 도입 △우리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 민영화 중단 등이다. 경제성장 동력도,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첨단산업이 아닌 곳에서 찾는다. 국내적으로는 지역 단위의 노-사-정-금융-대학에 ‘노동 중심의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공동 개발을 독려하고, 한반도 차원에서는 “북한에 수십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주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러시아·중국·일본까지 연결해 에너지·물류·외환보유고 공동 활용까지 연결시킨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노동당 후보로서 나름의 성장론을 제시한 점은 평가한다”면서도 구체성이나 실현 가능성엔 의문을 달았다. 김기원 방송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롭게 제시한 성장론이 분배와 논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무분별한 외국자본에 대한 대응은 정당하지만, 이를 (재벌 보호 논리로) 교묘하게 악용하는 우리나라 재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빠졌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북한에 대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재원조달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 통일비용이 상당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대규모 투자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특히 “꼭 1인당 국민소득 등의 수치는 아니더라도, 정책 투입에 따라 국민의 삶이 어떻게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나 성과지표가 빠졌다”고 평가했다.
■ 대선 3수론= 1997년과 2002년 대선 본선에서 떨어진 권 대표의 세번째 도전을 놓고 “민주노동당에는 새 인물이 없냐”는 비판이 있다. 권 대표가 강조해온 ‘통합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통합이 아닌 봉합”이라는 내부 비판이 나온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당의 한 관계자는 “권 대표는 ‘창업주 프리미엄’과 두차례 대선 출마에 따른 인지도가 강점이지만, 지금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필요한 건 통합이 아닌 혁신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권 대표는 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 등의 예를 들면서 “세번 나가서 당선되는 게 진짜 감동의 드라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나와 동갑인데, 나이가 많은 것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고 반박한다. 민주노총에의 지나친 의존이나 당내 정파 갈등 문제 등이 온존하는 당 상황에 대한 책임론도 권 대표가 넘어야할 과제다. 권 대표는 초대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의원단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두루 맡아오면서 이들 문제에 “쓴소리를 하겠다”고 밝혀왔지만, 당내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는 지난달 대선 도전을 선언하면서 ‘진보적 경제성장론’을 전면에 내걸어 당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진보정당도 이제 분배론을 뛰어넘는 경제성장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인데, 전문가들의 평가는 갈린다. 인물로서 권 대표에게는 ‘대선 3수론’과 ‘통합적 리더십’이 강점이자 약점으로 따라붙는다. “진보정당, 분배론 뛰어넘는 성장전략 필요”
재원 조달 등 일부선 실현가능성에 ‘물음표’
“통합의 리더십 아닌 봉합” 내부 비판도 ■ 진보적 경제성장론=권 대표의 ‘진보적 경제성장론’은 우리나라의 저성장이 노동시장 유연화, 비정규직 양산, 무분별한 외국자본 개방 등 “신자유주의의 과잉 때문”이라는 진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를 ‘노동자 중심’의 경제구조로 바꾸고, 국가의 금융 조정력을 높여야 경제성장이 이뤄진다는 게 권 대표의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 노동이사 파견 △국가 고용책임제 도입 △21세기형 경제기획원 설치 △기간산업 매각 금지법(액슨-플로리오법) 도입 △우리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 민영화 중단 등이다. 경제성장 동력도,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첨단산업이 아닌 곳에서 찾는다. 국내적으로는 지역 단위의 노-사-정-금융-대학에 ‘노동 중심의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공동 개발을 독려하고, 한반도 차원에서는 “북한에 수십조원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주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러시아·중국·일본까지 연결해 에너지·물류·외환보유고 공동 활용까지 연결시킨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노동당 후보로서 나름의 성장론을 제시한 점은 평가한다”면서도 구체성이나 실현 가능성엔 의문을 달았다. 김기원 방송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롭게 제시한 성장론이 분배와 논리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무분별한 외국자본에 대한 대응은 정당하지만, 이를 (재벌 보호 논리로) 교묘하게 악용하는 우리나라 재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빠졌다”고 덧붙였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북한에 대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재원조달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 통일비용이 상당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대규모 투자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특히 “꼭 1인당 국민소득 등의 수치는 아니더라도, 정책 투입에 따라 국민의 삶이 어떻게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나 성과지표가 빠졌다”고 평가했다.
권영길의 주요 정책들
■ 대선 3수론= 1997년과 2002년 대선 본선에서 떨어진 권 대표의 세번째 도전을 놓고 “민주노동당에는 새 인물이 없냐”는 비판이 있다. 권 대표가 강조해온 ‘통합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통합이 아닌 봉합”이라는 내부 비판이 나온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당의 한 관계자는 “권 대표는 ‘창업주 프리미엄’과 두차례 대선 출마에 따른 인지도가 강점이지만, 지금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필요한 건 통합이 아닌 혁신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권 대표는 프랑스의 미테랑 전 대통령 등의 예를 들면서 “세번 나가서 당선되는 게 진짜 감동의 드라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나와 동갑인데, 나이가 많은 것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라고 반박한다. 민주노총에의 지나친 의존이나 당내 정파 갈등 문제 등이 온존하는 당 상황에 대한 책임론도 권 대표가 넘어야할 과제다. 권 대표는 초대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 의원단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두루 맡아오면서 이들 문제에 “쓴소리를 하겠다”고 밝혀왔지만, 당내에서는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있다.
민주노동당 대선주자인 권영길, 심상정, 노회찬 의원(오른쪽부터) 이 7일 서울 문래동 당사에서 대선후보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선의의 경쟁을 다짐한 서약서를 문성현 대표(맨왼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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