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민노당 설립등 굵직한 현대사의 주역
“침묵으로 발언하고 의지로 실천한다.”
권영길(66) 민주노동당 의원단 대표와 ‘국민승리 21’ 시절부터 일해온 박용진 전 대변인은 권 대표를 이렇게 설명한다. 옆에서 볼 땐 답답할 정도로 말수가 적어 좌고우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실현해낼 만큼 강력한 추진력을 가졌다는 말이다.
실제로 ‘권영길’을 빼놓고 1987년 이후 한국 현대사를 말하기는 어렵다. 언론노조 설립(1988), 민주노총 설립(1995), 민주노동당 창당(2000) 등 한국 사회·정치 영역의 진보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은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1997년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에 맞서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정치파업을 이끌어낸 것도 권 대표였다.
민주노동당 안에서 권 대표는 ‘통합의 카리스마’로 통한다. 당내 양대 정파 가운데 평등파에 가깝지만 자주파의 고른 지지도 받고 있고, 두 정파가 때론 갈등을 빚으면서도 ‘민주노동당’ 틀을 벗어나지 않는 것은 그의 리더십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권 대표는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외아들로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거나 눈에 띄어서는 안된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자랐다는 그는 “분단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통일의 시대를 여는 것은 남몰래 가슴에 새긴 아버지와의 약속”이라고 말한다.
△일본 야마구치현 출생 △경남고·서울대 졸업 △서울신문 파리 특파원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 △국민승리 21 초대 대표 △민주노동당 초대 대표 △15대·16대 대선 출마 △17대 국회의원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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