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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 ‘된장녀’vs‘노가다’ 서로 다른 사이버전략

등록 2006-09-07 17:36

한나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한나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박근혜-이명박 지지자, 한나라당 홈페이지서 ‘비방전’
박사모 “비방 자제”…명박사랑 “전쟁 시작됐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한나라당 홈페이지가 대선주자 선호도 1, 2위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지지자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간헐적으로 이어지던 비방전은 9월 들어서면서 양쪽 팬클럽에 의해 완전히 장악돼 90%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지지·비방하는 글로 채워졌다. 하루에만 수백여건의 지지 또는 비난글이 도배됐다. 이 가운데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비난, ‘박빠’ ‘명빠’ 등 저속한 표현과 욕설은 물론 ‘박근혜는 결혼도 못한 된장녀’ ‘세상을 모르는 수첩공주’, ‘이명박은 노가다 출신이라 안된다’ ‘대통령 감이 아닌 할아버지’ 등 인신공격성 글도 다수다.

사태의 심각성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6일 “당 홈페이지에서 유력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누리꾼의 비방전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외부 악덕 누리꾼을 솎아내라”고 주문했다. 같은날 당 디지털팀 운영자도 “최근 당내 유력 대선후보들에 대한 홈페이지 회원들 간의 비방전이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당의 소중한 자산인 대선후보들을 위해 상호비방을 자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정도는 약해졌지만, 게시판의 세 대결양상은 여전하다.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자제를 촉구하는 글이 늘고 있다. ‘ryu2695’는 “현 시점에서 두 분을 상호비방해 뉴스거리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이런 누리꾼은 당장 추방해야 한다”고 했다. ‘ok7754’는 “상대방 비방은 그만하고, 게시판에 본인이 지지하는 사람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택하자”며 “모두 한나라당의 자산이니 누워 침 뱉는 일은 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격양된 분위기 반전” ‘이-박’ 싸움에 음해세력이?

명박사랑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명박사랑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강 대표를 비롯해 양쪽 지지자들 사이에서 두 후보의 비방을 부추기는 음해세력이 개입된 것 같다는 ‘음모론’적 의혹이 나오면서 게시판 전투 양상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음모론의 내용은 유력 대선후보인 ‘이-박’의 양강구도를 깨고,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데서 비롯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쪽 팬클럽 회원 일부는 음모를 떠나 ‘싸움에서 밀려서는 안된다’는 태도다.

‘명박사랑(mblove.org)’ 임혁 대표는 이 비방전에 대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먼저 싸움을 걸어왔다”며 “전쟁이 시작됐다”고 전의를 다지고 나섰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홈페이지 게시글 싸움을 부추겨서도 안되지만, 말리고 싶지도 않다”며 “순수한 팬의 입장에서 음해하고 비방하는 것에 대항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호호’도 “박사모든 한나라 홈피는 들어가 보면 열받으니, 우리 회원들도 비방글을 올리는 것”이라며 “서로 페어플레이 하고, 자기 지지자들의 좋은점만 올리자고 해도 박빠들이 막무가내”라며 전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명박사랑에선 7일까지도 “박사모는 더이상 (허위사실인) 군대 관련 문제로 명박님 험담을 하지 말라”(‘한국의별’), “더이상 허위사실 방치하면 안된다”(‘한오백년’)는 박사모 성토글이 눈에 띈다. ‘참리’는 “짧은 기간 동안 재탕된 갑작스런 박근혜 스타, 그 추종자들 박사모. 노무현의 닮은꼴인 이들에게 두번씩 속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박근혜씨를 대선주자로 뽑는다면 지금 열린우리당 꼴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박사모(parksamo.com)’ 홈페이지에서는 카페지기가 4일 “상대 헐뜯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포지티브한 토론을 유도해 달라”며 “반말이나 저속한 표현을 삼가달라”고 당부한 뒤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다만, 명박사랑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보도된 뒤 “무조건 자제만은 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비방전 중단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임 대표의 인터뷰 내용이 박사모에 대한 ‘전면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박사모의 무대응이 이 전 시장의 지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hahaha2507’은 “근혜님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사람들이 이 전 시장 열혈지지자라고 생각하면 분하다”며 “비방전을 지양하라고 하지만, 박 전 대표의 표를 갉아먹는다고 생각해 보라”고 우려했다.

양쪽 ‘진흙탕’ 싸움 어떻게 대응하나?

박사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박사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어쨌든 비방전의 본거지였던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차츰 정화되고 있다. 당 디지털팀 김대원 팀장은 “이전부터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반대·비방글은 계속 있어 왔다”며 “그러나 ‘근혜공주’ ‘수첩공주’ ‘명바기’ ‘노가다’ 등의 용어는 언론에서 만들어낸 단어를 게시자가 인용한 경우가 많고, 비난의 수위도 높지 않았는데 과장되게 알려진 면이 많으며, 지금은 많이 개선된 상태”라고 전했다.

물론 심한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한다. 다만, 자유게시판의 특성상 게시자에 대한 경고나 주의, 명박사랑과 박사모에 대한 협조 요청 등은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김 팀장은 “자신의 지지자를 밝히고,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비판하는 일은 정당 홈페이지에서 비일비재한 일이고, 너무 규제를 하면 정당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행인 것은 언론의 보도 이후 게시판이 많이 정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박’에 대한 상호비방전에 음해세력이 있는 것일까. 김 팀장은 “특정 아이디를 가진 사람이 심한 욕설을 올리는 경우가 있어 한나라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이 감정싸움을 일으키고 있다고 누리꾼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후보군 팬클럽 사이의 비방전이 아닌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쪽으로 진행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박사모와 명박사랑의 비방전 뿌리 깊은 역사

‘박사모’와 ‘명박사랑’의 비방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이 전 시장의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 발언 이후와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정면 충돌하는 등 박 대표와 이 시장의 임기가 끝난 뒤 꾸준히 이어졌다. 당시 박사모는 강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재섭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이에 ‘명박사랑’이 “당의 분열행위를 조장하는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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