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장과 1·2차장을 전면 교체한 것을 두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의 에이비씨(ABC)가 하나도 안 맞는 인사”라고 29일 비판했다. 윤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다.
윤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상식적으로 원장을 임명하고 그의 의견을 들어서 차장을 임명하는 게 순리“라며 “원장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차장부터 임명하는 것은 이전과 같이 용산 대통령실이 국정원을 장악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보기관의 원장과 차장을 동시에 바꾼 적이 없다. 역대급”이라며 “말로는 안보, 안보 하면서 정보기관의 수장을 이렇게 일괄적으로 바꾼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김규현 국정원장과 권춘택 국정원 1차장, 김수연 2차장을 일괄 교체했다. 내부 인사 잡음으로 내홍이 불거진 국정원의 수뇌부 3명을 이례적으로 동시 교체한 것이다. 국정원은 지난 6월 1급 간부 인사가 일주일 만에 번복되는 등 인사 파동이 외부로 공개되면서 내부 특정 간부의 인사 전횡설이 불거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후임 1·2차장은 임명했지만, 후임 국정원장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윤 의원은 이례적인 인사를 두고 “그동안 용산 대통령실이 이대로 둘 수밖에 없었던 건 국정원 내부 갈등이 윤석열 집안 다툼이어서 그랬던 것”이라며 “벼랑 끝에 몰려서 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 의원은 후임 국정원장으로 거론되는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을 “정치 개입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국정원 댓글 공작 당시 국정원 내 심리전단장으로서) 법원에서 죄가 확정돼 징역 1년 6월에 자격정지 1년6월을 받았다”며 “보수단체 관제 시위도 주도하고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정치개입한 사람을 (정부가) 갑자기 최고의 대북전문가라고 띄우기 시작했다. 이런분은 정말 위험한 분이다. 국정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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