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기 김포시 한 도로에 ‘김포시→서울편입 공론화 신도시 주민 설명회’를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일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논의할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김포시 편입에) 찬반 입장을 명확히 하라”며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더 높이고 나섰다. ‘메가시티 서울’이라는 이슈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면서 민주당을 수세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민주당은 김포로 이어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확정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카드를 꺼내며 역공을 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하고, 부산 지역 5선인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특위는 김포시 서울 편입을 논의·추진하는 기구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포시 편입에) 주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위원장은) 선수도 비중 있게 높였고, 토목공학 박사 출신의 전문지식을 갖춘 분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김포시 편입과 관련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도리”(김기현 대표)라며 민주당을 거듭 압박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선 “통근 등 모든 생활이 행정 지역과 일치되도록 경계선을 긋는 것이지, 서울을 키우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김포시 서울 편입 구상이 김포시민의 편의 향상과 무관한, “정치적 의도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이개호 정책위의장)라고 지적하면서,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을 약속했다. 현재 종점인 서울 강서구 방화역부터 김포시를 잇는 5호선 연장 사업은 아직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실제로 김포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교통 문제인데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지하철 5호선 연장과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5호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연장 사업에 협조하겠다. 정부가 입장을 정해 오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제안한 국토균형발전 차원의 ‘행정 대개혁’도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는 기자회견을 열어 “메가시티 논의가 필요한 곳은 1극 중심의 불균형을 타파하고 기회가 고루 배분돼야 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충청, 대구·경북, 호남”이라며 “멈췄던 부·울·경 메가시티를 시작으로 5대 권역 균형발전 방안을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김포시 편입에 이견이 나온다. 이날 발족한 주민편익특위 위원장은 애초 유력하게 거론된 이는 국토교통부 국장 출신이자 경기도당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이었으나, 막판 조율 과정에서 조경태 의원으로 바뀌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경기 지역 의원이 김포시 편입을 주도하면, 다른 의원들한테 금덩어리 ‘금포’(김포)만 떼어 서울에 팔아먹었다고 지탄받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경기 고양시병은 자체 조사에서 90%에 가까운 분들이 서울시 편입을 원한다는 말씀이 있었다. (반면) 인천은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따라 시선이 (김포로) 쏠려 인천의 발전 전략에 수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고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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