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윤재옥 원내대표(왼쪽)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닷새 만인 16일 새 당직 인선을 확정했다. 김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면서 ‘통합형·수도권 전면배치 인사’를 약속했지만, 사무총장에 티케이(TK) 출신을 기용한 데다, 당내 비윤석열계는 여전히 배제해 전면적 쇄신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4월 총선의 공천 실무작업을 총괄할 사무총장에 재선인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을 임명하는 등 6명의 인선안을 의결했다. 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조직부총장에는 원외인사인 함경우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은 재선 김성원(경기 동두천·연천)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비례대표)이 맡게 됐다. 수석대변인은 초선인 박정하(강원 원주갑) 의원, 선임대변인에는 원외인 윤희석 현 대변인이 임명됐다. 이밖에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 임명하는 정책위의장에는 한때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수도권 3선인 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이 확정됐다.
‘김기현 2기’ 임명직 인선은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사무총장, 박성민 사무부총장 등이 포진했던 1기 때보다는 친윤 색채가 옅어졌다. 수도권 인사들도 다수 기용됐다. 그러나 여전히 친윤계가 요직을 차지했다.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과 함경우 조직부총장이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각각 수행단장과 상근 정무보좌역을 맡았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티케이 사무총장’을 기용한 점을 두고 당에선 “쇄신 의지가 약하다”(중진 의원)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 출신인 이 사무총장은 지난 3월 전당대회 때 친윤계임을 앞세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떨어졌다.
허은아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인선을 두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드라마) ‘아내의 유혹’처럼 장서희씨가 점 하나 찍고 나온 듯하다”고 꼬집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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