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 교원노조를 겨냥해 “신성한 선생님을 스스로 노동자로 격하시킨 단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계에선 ‘저열한 노동관을 드러낸 발언’이란 비판이 나온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을 묻는 말에 “교육자는 성직자만큼 신성한 직업”이라며 “어느 순간부터 특정 단체로 인해서 교육의 현장과 교실이 정치투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신성한 선생님을 스스로 노동자로 격하시킨 단체가 충분한 책임이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떤 사태에 대한 책임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4일 집회와 서초구 교사 사건 전반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 수석대변인의 발언은 맥락상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추진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사는 노동자와 다르며, 그 지위 또한 노동자보다 우월하다’는 사고방식에 기반한 발언은 최근 잇따른 교사들의 죽음과 관련해 여론을 환기한 교사노조연맹·초등교사노조 등의 존재와 활동을 부정한 것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여전히 노동을 힘들고 천박한 것으로 바라보는 저열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권성집 교사노조연맹 사무처장도 “교사는 노동자가 맞다. 현행법이 교사의 노동권과 정치적 기본권을 제한한 것이 문제”라며 “교사들의 몸부림에 귀 기울이기보다 전체 노동자를 무시하고 깎아내리면서까지 한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강 수석대변인 발언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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