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면서 민주당의 내년 총선 승리에 뜻을 모았다. 이 전 대표가 귀국한 지 34일 만의 공식 만남으로, 두 차례 연기 끝에 이날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서울 종로 한 음식점에서 만나 두 시간 동안 저녁을 함께 했다”며 “두 사람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민주당의 역사적 소명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는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인 윤영찬 의원이 배석했다. 이들은 막걸리를 곁들인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전·현직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에 전혀 관심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와 대한민국의 불행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데는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하지만 ‘승리의 방법’을 두고는 시각 차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가는 게 필요하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담한 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을 통해 단합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며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지금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당원들이 자신을 비롯한 비이재명계 인사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공격하는 사태에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양쪽은 이낙연 전 대표가 미국 연수를 마치고 지난달 24일 귀국한 뒤 만찬 회동 날짜를 조율해왔으나, 집중호우와 수해 우려 등으로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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