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방자치에 전념했으면 한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참 어이없는 당 대표 발언”이라며 발끈했다.
홍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전(광훈)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에겐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오히려 지방 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며 “나는 그냥 대구시장이 아니라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내고 없어질 당을 바로 세운 유일한 현역 당 상임 고문이다. 중앙정치에 관여할 권한과 책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의 날 선 반응은 “지방자치행정 맡은 사람은 그에 대해 더 전념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김 대표 발언에 대한 반박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뒤 ‘전광훈 목사와 홍 시장의 설전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별로 바람직하지도 않고 앞으로 계속되어서도 안 될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은 공천권을 가지고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또 이 지방자치행정 맡은 사람은 그에 대해 더 전념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홍 시장과 전 목사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을 계기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 강연에서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는데, 김 최고위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홍 시장을 향해 전 목사가 “이 자식”,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 없다. 저놈들은 내년 4월10일 선거에서 공천주지마, 다 잘라버려라”라면서 비난한 것이다. 이에 홍 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며 응수하는 등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전 목사는 2017년 대선 때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공개 지지했으나 최근엔 김 최고위원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