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역술인 ‘천공’의 유튜브 강연 장면. 유튜브 갈무리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전 정의당 의원)가 20일 무속인 천공이 한남동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육군참모총장) 비서실에서는 많이들 알고 있었던 빅뉴스인데 모를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제가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혹이 한 두명의 목격담이 아니라 군 관계자들 사이에선 두루 공유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시 육군본부 비서실에서는 빅뉴스였다”며 “육군참모총장 비서실에도 고위 장교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다. (천공 의혹을 아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뜻이고 그때는 비서실에서는 많이들 알고 있었던 빅뉴스인데 모를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제가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군 내부자 등이) 공개적으로 증언을 안 하고 있는데 조만간 증언이 나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알지만 말하지 못하는 어떤 어려운 상황들, 또 어떤 정권에 대한 압박감 이런 부분들을 수시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3월 대통령 관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실명 증언이 나온 바 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 남영신 당시 육참총장으로부터 ‘천공의 공관 방문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추가 증언은 없는 상태다.
김 교수는 “당시 육군이나 국방부 쪽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거나 또는 내부에서 누군가가 증언하면 본인들도 증언을 한번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까진 들었다”며 “이런 부분을 백일하에 다 공개하는 것보다는 저도 수사와 재판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런 카드들을 많이 확보하고 진실 규명은 시간을 갖고 하겠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천공 의혹을 제기한 뒤 대통령실에 고발당했다.
그는 또 국방부가 당시 의혹을 규명할 육군참모총장 공관 시시티브이(CCTV) 기록이 삭제됐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국방부 영내 총장의 서울 집무실을 빼놓고 관저 시시티브이만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저는 관저보다도 서울 집무실 방문이 훨씬 더 큰 일이라고 얘기를 해왔다”고 짚었다.
또 “경찰에서 관저 시시티브이 영상이 없다고 하니까 이제까지 침묵하던 천공 측에서 간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며 “여태까지는 시시티브이니 차량 출입기록이니 말이 오고 갈 때는 납작 엎드려 있다가 이 영상이 없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그제야 부인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시시티브이 기록이 30일 단위로 지워진다는 국방부의 설명에 대해서도 “제가 아는 국가의 중요시설에 그렇게 보관 기간이 짧은 기간은 본 적이 없다”며 “30일이 지나면 지워진다 하더라도 포렌식으로 복구할 수 있느냐 이런 부분도 또 알아봐야 하는데 경찰청의 설명도 부실하고 장관의 발언도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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