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야는 6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결정 관여 의혹’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놓고 격돌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천공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정 의원이 “육군참모총장이 천공과 함께 육참총장 공관을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냐”고 묻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본인들이 밝혔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언론에선 지난해 3월께 한남동 참모총장 공관에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ㄱ의원이 천공과 함께 왔다고 보도하는데, 허위사실이냐”고 거듭 묻자, 이 장관은 “관련자들이 전부 다 사실로 인정하지 않은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통령실이 ‘천공 의혹’을 제기한 부 전 대변인과 이를 최초 보도한 언론사 2곳 기자를 경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 “잘못된 뉴스가 우리 행정부나 군에 대한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 부분을 어떤 차원에서 보면 명확하게 밝히는 하나의 계기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제기를 놓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설전을 벌였다. 정청래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작전 세력들이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데, 잠재적 피의자 김건희의 남편은 대통령이 됐다.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 이겼으니 (검찰이) 아내의 사건을 뭉개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아내가 주식 투자 손실이 커 증권사를 옮기고, 주가조작 선수인 이아무개씨와 절연했다’고 발언한 것에 관해 “허위사실 유포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이 “이 사안의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검찰에서 지금 투명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불리한 건 모르는군요”라고 꼬집었다.

여당은 김 여사를 엄호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부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등에서)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이 지난 정부에서 수사했던 내용들에서 벗어나거나 하나라도 새로운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제가 알기론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개인 비리가 제1야당의 사법 리스크로 비화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통절한 반성과 사과의 내용이 나와 있는데 (일본이) 그것을 포괄적으로 계승할 경우 그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일본 정부가 과거 사죄담화 계승을 통한 입장 표명을 고려하고 있다’는 <교도통신> 보도와 관련해 질의하자 “한-일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일본 기업의 기금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박 장관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고 밝히면 이를 사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처음 명시적으로 밝힌 것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