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제공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대통령실 국정감사 중 메모장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은 것을 두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경악스럽다”,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9일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수석 등을 “후안무치하고 염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 300여분이 죽거나 다친 대참사를 놓고 책임과 원인, 재발방지 논의를 하는 국회에 와서 청와대(대통령실) 주요 공직자라는 사람들이 그런 농담이나 시시덕거리면서 주고 받느냐”며 “국민을 대신해서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웃기냐”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진짜 웃기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라며 “책임에 대해서도, 그리고 그 엄중한 자리에 나와서 시시덕거리고 농담 주고받았다는 그런 변명 자체가 정말 웃기다”고 말했다.
이날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수석의 ‘메모 논란’을 두고 “국정감사를 받으러 나온 증인이 국회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는 도중에 ‘웃기고 있네’라고 하는 글을 서로 나누면서 국정감사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경악스러웠다”며 “이태원 참사의 책임의 문제를 묻는 와중에 이런 얘기들을 나누고 있어서 정말로 개탄스러웠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또 김 수석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사적 대화를 나누었던 것’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무슨 얘기만 나오면 사적 대화였다, 이런 식의 해명을 하고 있는데 정작 그 사적 대화가 어떤 내용이었는지 대략 어떤 이야기였다는 것이라도 솔직하게 얘기해야 납득을 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추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두 사람이 자꾸 질의 중에 킥킥거리고 깔깔거리고 그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오만방자하게 굴었다고 한다”며 “피감 기관의 증인들이 국회의원들의 질의 와중에 킥킥거리고 깔깔거리고 있는데 이게 수감 태도냐, 이거 바로 잡아달라고 하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수석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저는 어제 국감에서 한 번도 웃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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