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해 12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9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에 대해 “들킨 게 잘못”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국무위원들이 국회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대답을 하다가 돌아가면서 여의도를 벗어날 때쯤 정신을 차리고 국회 보고 한마디 하는데 ‘견자’라고 한다. 개 견 아들 자”라며 “그래서 (국회에서 광화문 쪽으로 넘어가는) 마포대교, 서강대교를 견자대교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얘기가 국회의원들 사이에 오래된 정설”이라며 “이런 상황인데 얼마 전까지 국회의원을 하던 김은혜 의원 또는 과거 국회의원을 했던 강승규 의원이 아마 처지가 이렇게 되니까 자기들끼리 표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다. 들킨 게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제공
앞서 김 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감이 진행되던 도중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소지한 메모장에 “웃기고 있네”라고 쓴 글귀가 <이데일리>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데일리>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김성한 안보실장에게 “참사의 원인을 경찰서·소방서로 떠넘기고 있는 꼬리 자르기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실이 제역할을 다 했는지 꼼꼼히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질의하는 도중 김 수석이 강 수석의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다고 보도했다. 김·강 두 수석은 의원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퇴장당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대통령실 참모들의 민주당을 보는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는 “견자교의 전설을 생각한다면 이게 국회에서 질문, 답변을 받는 정부 측 입장에서는 항상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 일했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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