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현안 보고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태원 참사 ‘책임 회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지만 간단한 현안 보고 뒤 질의응답 없이 40분 만에 종료됐다. 야당은 ‘질의를 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국회 행안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상민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등이 출석한 가운데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보고를 받는 전체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29일 참사 발생 뒤 재난·안전 분야 주무 상임위인 행안위의 첫 회의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질의응답 없는 현안보고’를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행안위를 즉시 소집하자’는 민주당과 ‘애도 기간 이후로 미루자’는 국민의힘의 입장이 맞섰고 결국 전체회의를 소집하되 의원들의 질의는 허용하지 않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진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하지만 이 장관이 현안보고를 시작하기 직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렇게 질의 없이 행안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이것은 윤석열 정부가 참사를 대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체 왜 국회가, 행안위가 (윤석열 정부) 들러리를 서야 하나. 이런 식으로 들러리를 서면 전례가 돼서 앞으로도 이럴 것”이라며 항의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현안보고가 끝난 뒤 “오늘 제가 안타까운 것은 (이상민) 장관의 보고가 너무 평이했다”며 “사고가 왜 났는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앞으로 이런 계획을 갖겠다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내용이 없어서) 좀 답답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오는 5일까지인 애도 기간이 끝난 뒤 다음주 중 현안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현안보고 전 “제가 최근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드린 말씀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 받은 것으로 안다”며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행안위 전체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은 ‘경찰과 소방 배치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도 변함이 없나’라고 물었지만 이 장관은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회의장을 나갔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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