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 공동상임선대위원장(왼쪽 둘째)과 이은주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발표를 당직자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6·1 지방선거 투표가 끝난 직후, 저녁 7시30분 공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정의당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의당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7명의 후보를 냈지만, 이들 가운데 누구도 1~2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선거 이후 누적된 ‘쇄신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91명의 후보자를 냈다. 2018년 지방선거(241명) 때보다 훨씬 적은 후보를 냈지만, 기존의 광역·기초의원 의석수(35석)를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2일 만에 치러져 ‘대선 연장전’으로 규정됐던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은 거대 양당에 밀려 줄곧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의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직전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어 “정의당밖에 의지할 데가 없는 시민들의 삶을 지켜달라”며 ‘읍소 전략’을 폈지만, ‘무관심’으로 기운 표심을 바꾸지는 못했다. 정의당은 선거 직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정의당 안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9년 ‘조국 사태’, 2020년 ‘위성정당 논란’, 2022년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 등 주된 정치적 국면마다 거대 양당 사이의 ‘종속변수’ 이상의 행보를 보이지 못하면서 ‘제3의 정치세력’으로 존재해야 할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 안에선 선거 직후 곧바로 지도부 교체를 위한 ‘조기 당직선거’ 요구가 터져나올 조짐이다. 여영국 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지만, 임기를 온전히 지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배진교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고 진보정당이 가야 할 길,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길에 대해 제대로 성찰해야 될 시간이 저희들에게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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