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 민주당 순회 경선' 에서 1위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이낙연 후보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첫 대선 순회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크게 밀린 이낙연 후보는 패배의 충격이 커보였다. 이낙연 캠프는 이번 주말 발표되는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와 25일 광주·전남 경선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번 패배로 ‘중원’을 발판으로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려던 구상엔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충청 지역 경선 결과를 받아든 이낙연 후보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그는 결과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머지 일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략 수정 등) 메시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애초 충청 지역 경선에서 40%대 득표율로 이재명 후보와 치열한 경합을 예상했던 이낙연 캠프도 반등을 위한 ‘묘수’찾기에 돌입했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예상보다 (결과가) 안 나왔다.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분석을 새롭게 해볼 생각”이라며 “지금 이 흐름은 대구·경북·강원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호남에서의 반등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청 지역에서 박빙 승부를 벌인 뒤 이를 발판으로 민주당 권리당원이 가장 많이 포진한 호남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는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당내 조직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대의원 투표에서도 이낙연 후보는 충청 지역에서 36.4%를 얻는 데 그쳐 이재명 후보(42.71%)에게 뒤졌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대의원에선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권리당원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압승했다”며 “호남이야말로 본선 경쟁력을 보면서 전략적 투표를 하는 지역이어서 이런 추세로 간다면 호남에서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12일 1차 국민선거인단(일반당원과 경선 참여를 신청한 국민)의 투표 결과가 발표되지만 이낙연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7~8월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민주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낙연 후보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 7월 말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 48.9%, 이낙연 후보 35%로 13.9%포인트 차이였지만 8월 말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20.9%포인트(이재명 53.6%, 이낙연 32.7%)로 더 벌어졌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재명 후보에게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돌발적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반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낙연 캠프 쪽은 전열을 정비해 대구·경북(11일)과 강원(12일) 지역 경선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충청 표심이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구실을 하긴 했지만, 절대적 숫자에서는 전체 선거인단의 10% 안팎에 불과해 여전히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송채경화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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