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8일 박차순 할머니, 4월4일 이순덕 할머니, 7월23일 김군자 할머니, 그리고 8월28일 하상숙 할머니. 올해 들어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네 분이다.
최고령 생존자였던 ‘동백꽃’ 이순덕 할머니와 많은 베풂을 남겼던 김군자 할머니의 삶 또한 기구했지만, 하상숙 할머니와 박차순 할머니의 사연은 다른 의미에서 우리를 아프게 한다. 이들은 오랜 세월 위안부 피해자를 부끄러워하거나 차갑게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고국에 오지 못했다. 박 할머니는 평생을 중국에서 살다 눈을 감았다. 16살 나이에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 위안소에 끌려간 하 할머니는 60여년간 중국에 살았고 2003년에야 처음 고향 땅을 밟았다. 1995년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1편에서 중국 우한에 살던 하 할머니를 카메라에 담았던 변영주 감독은 “한국어를 잊지 않고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데 적극적이었던” 할머니를 기억하는 글을 에스엔에스에 올렸다. 이후 하 할머니는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피해 증언 활동을 펼쳐왔다.
이제 생존하는 정부 등록 피해자는 36명. 아직 우리는 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조차 모른다. 갑작스러운 합의 타결 과정, 일본의 공식사과 없이 ‘최종적·불가역적’ 표현이 들어간 경위 등 수많은 의문에 대해 외교부 산하 ‘위안부 합의 검토 티에프’는 답을 내놔야 할 것이다.
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의 생전 모습.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