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슬람국가 대응, 무력보다 국제 연대가 중요하다

등록 2015-11-17 18:44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국가(IS)를 응징해야 한다는 국제사회 여론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슬람국가의 행태는 2001년 미국 9·11 동시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를 뛰어넘는다. 하지만 무력에 치우친 대응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더라도 사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현재 거론되는 대응책은 크게 ‘무력 강화론’과 ‘구조 개편론’으로 나눌 수 있다. 무력 강화론의 주된 주창자는 이번 테러의 피해자인 프랑스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프랑스는 전쟁 중”이라며 ‘봉쇄가 아니라 이슬람국가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9·11 테러 직후 조지 부시 미국 정부가 밀어붙인 테러와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강경론이다. 이번 테러를 자행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서방의 충돌을 ‘제3차 세계대전’으로 규정한 이스라엘도 무력 강화론 쪽이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구조 개편론을 내세운다. 그는 ‘이슬람국가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부상할 수 있는 역학구도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 전략은 이제까지 이슬람국가 봉쇄가 성과가 있다는 판단과 연결돼 있다. 테러가 일어났다고 해서 기존 전략을 크게 손봐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지난 수십년을 돌아보면 구조 개편론 쪽이 타당해 보인다. 1980년대 옛소련의 적극적인 아프가니스탄 내전 개입은 탈레반 세력을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어 1990년대 초반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전과 이후 중동 내 미군 주둔 증가는 알카에다가 생겨나는 한 원인이 됐다. 이슬람국가가 만들어진 것 또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무력 개입에 치우친 외세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적대적 공존’이 이뤄져 온 것이다.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테러는 사라지기 어렵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이슬람국가 대응이 성공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시리아에서는 정부군, 반정부군, 이슬람국가 세력, 쿠르드족 세력 등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과 관련한 서방국과 러시아, 중동 나라들은 목표부터 엇갈리며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중동 문제 해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다. 국제 연대는 이슬람국가에 대응하는 출발점일 뿐만 아니라 중동 평화를 위해서도 필수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