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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망언’ 김재원 복귀, ‘전광훈 논란’ 끝낼 의지 있나

등록 2023-05-01 18:06수정 2023-05-02 02:37

4월 한 달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나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4월 한 달간 공개 활동을 중단했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오른쪽)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나와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막말 파동을 일으키고 자숙한다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일 보란 듯이 당무에 복귀했다. 여당은 미루고 미루던 징계 절차를 이날 개시한다고 밝혔다. 그사이 망언의 배후나 다름없는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는 대통령실까지 언급하며 활개를 치는데, 정작 대통령실은 침묵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일의 연속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나와 “(자숙) 기간이 끝나 당연히 출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진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망언 제조기’라는 별칭까지 얻고도 여전히 여당 지도부 자격이 있다는 말이다. 너무 당당해 어이가 없다.

이는 여당이 자초한 일이다. 김 최고위원의 ‘5·18 폄훼 발언’은 지난 3월12일에 나왔는데, 징계절차 개시는 50일이 되는 이날에야 발표됐다. 징계 수위, 결과 발표 시점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윤리위 구성이 늦어진 탓이라고 설명하지만, 핑계에 불과하다. 당 지도부가 처음부터 강경 대응했어도 ‘전광훈 목사 우파 천하통일’,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따위 연쇄 막말이 나왔을까. 5·18 기념식에 차마 빈손으로 갈 수 없어 마지못해 벌이는 일처럼 보인다.

김 최고위원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전 목사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 나선 지난 25일 “‘대통령께서 미국을 가시는데, 목사님이 노동절날 반드시 저 민노총 세력의 반국가 행위를 막아달라’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전화 건 ‘관계자’를 엄중 문책할 일이고, 거짓이라면 전 목사에게 책임을 묻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여태 무반응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원래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려 했다”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글에는 곧바로 ‘반국가적 작태’라며 발끈한 대통령실이 왜 전 목사의 주장에는 묵묵부답인지 모르겠다.

비록 많이 늦었지만, 김 최고위원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의 중징계가 당연하다. 여당의 기강을 거론하기에 앞서 그의 망언으로 자존감과 명예를 훼손당한 사람들을 생각할 때 그 정도는 최소한의 도리다. 전 목사는 여당을 점령하겠다고 대놓고 공언한 사람이다. 이젠 대통령실까지 마음대로 아무 때나 들먹일 만큼 안하무인이 돼가고 있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지켜봐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국민이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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