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9일 구속됐다. 2013~20년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1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 등이다. 법원은 전날 8시간여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이날 새벽 “증거인멸 우려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앞서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난 8일 대선 자금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당사자들과 이 대표는 여전히 혐의를 강력 부인하며 검찰의 무리한 표적 수사라고 주장한다. 신속한 재판을 통해 진실을 가릴 수밖에 없다.
정 실장 구속으로 검찰은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 됐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실장, 김 부원장을 ‘정치적 공동체’로 규정하며 수사를 이 대표로 확장할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정권 초기에 직전 대선 후보였던 제1야당 대표를 직접 겨누는 수사인 만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도 피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정 실장 구속 뒤 에스엔에스에서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며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고 밝혔다.
수사와 영장 단계에서는 외부에서 사건의 실체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언론을 통해 부분적으로 흘러나오는 내용 말고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의 전모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개 재판에서 증거가 제시되고 이를 반박하는 공방을 통해 진실에 다가설 수밖에 없다. 김 부원장은 이미 기소됐고 정 실장도 최장 20일의 구속기간 뒤 기소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다른 주요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재판을 공정하고도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을 포함해 검찰이 야권을 겨냥한 수사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수사선상에 오르는 등 검찰의 특별수사 역량이 집중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가 모두 야당 관련 수사에 투입되고 있다. 범죄 혐의가 있으면 수사하는 게 원칙이지만,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는 손을 놓은 채 야당 관련 수사에만 집중하니 최소한의 공정한 외관마저 갖추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검찰 스스로 수사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