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수어통역사 제외)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윤 당선자, 이종섭 국방부, 이창양 산업통상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인선 내용을 보면, 정부 초기 조직 안정에 최우선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참신성과 다양성이 보이지 않는 등 새 정부 첫 인사로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수준에 크게 미달했다.
우선, 외형적으로 드러난 것만 봐도 이날 발표된 장관 후보들의 경우 60대가 5명, 50대가 3명이다. 지역은 대구·경북 3명, 부산·경남 2명 등 영남이 5명으로 절반을 넘었고, 서울 충북 제주가 각 1명, 호남은 0명이다. 또 남성이 7명, 여성이 1명이다. 무엇보다 대선 캠프와 인수위 출신이 6명이다. 이런 결과를 보면, ‘다양성 부족’ 차원이 아니라 아예 무신경에 가깝다. 새 정부 앞에는 코로나19 극복, 국제질서 급변, 기후위기 대응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대적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또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골이 깊게 팬 정치적 갈등도 해소해야 한다. 그러나 첫 내각 인선 내용을 보면, 윤석열 당선자가 언급해온 ‘협치’는 고사하고, ‘주변 사람’ 위주 또는 과거 회귀의 모습마저 엿보인다.
윤 당선자는 10일 국무위원 인선안 발표 자리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나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각 부처를 유능하게 맡아서 이끌 분을 찾아 지명하다 보면, 지역·세대·남녀 등이 균형 잡힐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1차 내각 인선에서 보듯, ‘할당’이나 ‘안배’를 무시하면 이처럼 모든 면에서 편중된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또 캠프, 인수위 등 주변 사람을 최우선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논공행상식 ‘주변 사람’ 일색으로 채우고서 ‘국민 통합’을 기대하긴 힘들다. 남은 추가 내각 인선에서는 이번과 같은 결과를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
아울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의 경우, 인수위 합류 직후에도 엘지(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 재선임을 받아들였고, 2018년까지 6년간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사외이사를 지내는 등 오랜 기간 민간기업 사외이사로 활동해온 점 등으로 인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들 후보가 장관직을 수행할 만한 충분한 역량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철저히 검증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