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는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알고, 화재나 재앙을 물리친다고 알려진 상상 속의 동물이다. 광화문 앞을 지키고 선 늠름한 저 해치상은 천재지변에 대처하는 옛사람들의 최선이었다. 그러나 2020년에도 막연한 희망으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지 않을까? 지난 주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기후변화에 따른 펭귄 보호를 일깨우고 남극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하려 서울 광화문광장에 100마리 얼음 펭귄 조각상을 세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불안은 더 커진다. ‘기후변화’라는 인류의 난제를 풀기 위해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모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절실하다. 지금도 남극의 빙하는 녹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