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트리흐트 조약이 1992년 2월7일에 서명되었다. 이듬해 조약이 발효하며 유럽연합이 출범. 그리고 올해 1월31일에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했다. 오늘 유럽과 영국 사람의 기분은 여느 2월과는 다를 것이다.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영국의 유권자는 유럽연합에 반대하더라도 의견을 표시할 방법이 없다.” 꼭 2016년 브렉시트 투표 무렵의 말 같다. 누가 언제 한 말일까? 1992년 7월, 마거릿 대처의 연설이다. 대처는 보수당 당수로 15년, 총리로 11년을 정치판에 군림했다. 그런데 1990년에 당 중진들이 반기를 드는 바람에 총리직을 내놓고 물러났다. 이대로 역사에서 사라지나 했는데 1992년에 남작 서훈을 받고 상원의원이 된다. ‘국민투표’ 연설을 한 것도 이때의 일. 영국이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정계 복귀를 노리는 개인적 꿍꿍이였을까. 노회한 정객에게 둘은 다르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대처와 브렉시트를 연결지어 생각해도 될까. 아무려나 2016년 투표에서 브렉시트 찬성표가 많이 나온 까닭을 영국 사회의 양극화에서 찾기도 하니, 관계가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대처가 밀어붙인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민주주의의 위기가 왔다고들 하니 말이다.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