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은 지 1년이 되는 날, 김씨가 일했던 공장 대기실 입구에는 안전모가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방진마스크에 안전모를 눌러쓴 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손팻말을 들었던 김용균씨의 요청에 국가가 제때 응답했더라면, 김씨는 죽음이 아닌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25살 생일을 맞이했을 것이다. 김용균씨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와 동료들이 간절히 원했던 정규직 전환과 위험의 외주화 금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제 국가가 김용균들의 요청에 답할 차례다.
태안/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