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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새말과 소통 / 김하수

등록 2017-06-18 18:31수정 2017-06-18 19:08

신조어는 새로 만든 말이다. 그래서 신조어에는 새로운 지식이나 문제의식이 들어 있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들이 대개는 지식인이었다. 그들이 학습 기회와 매체를 독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누구든지 매체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새말을 만들어 퍼뜨릴 수 있게 되었다. 단지 누군가가 그 신조어에 호응만 해준다면 말이다.

신조어는 대개 젊은층이 잘 만들어낸다. 종종 중장년층도 젊은층의 언어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런 말을 따라 쓰면서 마치 젊음이 오래가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닌가 한다. 반면에 젊은층은 중년 이상의 언어를 기피한다.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가면 젊은 사람들의 어휘도 또 따분해질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젊은이들한테 외면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언어의 역사는 진행된다.

옛날에는 젊은 세대가 끊임없이 기성세대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사회구조가 유지되었다. 그러한 사회적 소통망이 사회의 위계질서를 지속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이 위상이 뒤바뀌고 있다. 노령세대가 젊은이들의 언어와 중장년의 어휘를 부지런히 배워야 생존이 가능한 시기가 온 것이다. 또 그래야 건강한 생존이 가능해졌다. 주도 세력이 상대적으로 더 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의 신조어가 새로운 지식과 문제의식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에 못지않게 현실에 대한 불만이나 속상함과 같은 감성적 요소도 대단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간의 이해와 소통을 위해서라도 기성세대가 젊은층의 신조어에 관심을 가지고 배워둘 필요가 있다. 이것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이 사회통합을 위한 소통망 강화에 함께 동참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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