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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권혁웅의 오목렌즈]기억 정리법

등록 2016-05-03 19:21

권혁웅 시인
권혁웅 시인
전세 대란에 휩쓸려 2년 만에 또 이사를 했다. 가스레인지 구입(지난번 집은 ‘빌트인’이어서 원래 있던 것을 남에게 주었다), 전구 교체, 화장실 곰팡이 제거, 배관 수리… 소소한 일이 끝도 없다. 그중에서도 제일 골머리를 앓는 일이 책 정리다. 집에 있는 책만 만 권이 넘다 보니 깔끔히 정리해두지 않으면 필요할 때 찾을 수가 없어서다. 좁은 집에 많은 책을 쟁여 넣기 위한 나만의 요령은 이렇다. 먼저 두 종류의 책장을 준비한다. 하나는 너비 120㎝ 깊이 26㎝ 3×5칸인 두툼한 책장이다. 여러 권의 책을 낸 중요 저자들을 칸별로 수납하는 책장이다. 책들의 아파트라고 하면 될까? 책이 넘치면 이중으로 꽂아도 된다. 다른 하나는 너비 70㎝ 깊이 14㎝ 7단 책장이다. 장르별로 비슷한 책들을 모아두는 용도다. 책들의 내무반이라고 하면 될까? 시리즈로 출간된 책들을 수납하기에 좋다. 그다음, 방별로 섹션을 정해둔다. 내 방 왼쪽 벽은 시집, 오른쪽 벽은 역사, 가운데 벽은 과학, 건넌방 오른쪽 벽은 소설집, 왼쪽 벽은 평론집… 이런 식이다. 같은 섹션, 같은 시리즈 내에서도 상세 분류를 해둔다. 예를 들어서 세계문학전집을 일련번호에 따라 꽂아두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전집들 내에서는 다시 저자별로 정렬한다…. 적다 보니 이건 기억에 관한 얘기구나. 책들 전체가 거대한 앨범이었구나.

권혁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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