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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권혁웅의 오목렌즈] 말이 사람을 만든다③

등록 2016-01-03 18:44수정 2016-01-03 18:44

권혁웅 시인
권혁웅 시인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며 작성한 글의 제목은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저는,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합니다. 저는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섭니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합니다.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할 것입니다. 정권교체는 그 시작입니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습니다. (…)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이 이상한 ‘비감 플러스 비문’ 앞에서 말문이 막힌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데, 그 앞이 절벽인 것은 어떻게 알았는가? 절벽은 금세 광야로 변해서, 그는 이번에는 자기 앞에 놓인 곳이 허허벌판이고 자신은 혈혈단신이란다. 혼자서 허허벌판에 서 있는데, 아무도 안중에 없으면서 “당원 동지”가 어디 있고 “국민 여러분”이 어디 있는가?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면서 목표하는 곳에 어떻게 이르겠다는 말인가? 수많은 이들이 탈당이나 분당으로 인한 야권의 총선 패배를 걱정하고 있는데 “정권교체”가 시작이라니, 총선은 져도 상관없다는 뜻인가?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고독한 영웅만큼 민주주의와 무관한 인물은 없다.

권혁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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