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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권혁웅의 오목렌즈] 우리 얘기 좀 해

등록 2015-11-17 18:52

권혁웅 시인
권혁웅 시인
이런 광고를 보았다.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일찍 와. 할 말 있어.” 남자는 식은땀을 흘린다. 아내 손에 잡혀 방으로 들어갈 때 남편 눈빛 보셨는지? 털 깎이려 끌려가는 양이다. ‘남녀대화 흐름도’라는 표가 있다. 남녀의 대화에는 두 가지 예정된 코스가 있단다. ① 남자가 잘못했다 → 여자가 화를 낸다 → 남자가 사과한다 → 여자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라고 묻는다 → 남자가 우물쭈물한다 → 여자가 더 화를 낸다. ② 여자가 잘못했다 → 남자가 화를 낸다 → 여자가 더 화를 낸다 → 남자가 사과한다 → 여자가 “뭘 잘못했는지 알아?”라고 묻는다 → 남자가 우물쭈물한다 → 여자가 더 화를 낸다. 어느 쪽이든 분노의 무한루프다. 남편은 대개 경제권을 쥔 가장이지만 대화에는 젬병이다. 대화에서 합리적인 결론이란 ‘올바름’(정의)이 인도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그냥 대화에 몸을 맡기면 되는데, 가장은 그게 싫은 것이다. 저 도표는 대화를 극도로 싫어하는 남편의 공포를 반영한 것이다. 나라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정말 얘기 좀 했으면 좋겠다. 국민은 말을 건다. 국정교과서가 왜 문제인지, 우리 얘기 좀 해. 이의 신청 받겠다더니 인터넷 접수는 안 받고 팩스까지 꺼 놓았다. 자유로운 해고를 보장하는 게 경제개혁이야? 우리 얘기 좀 해. 10만명이 모여도 차벽으로 막아서고 물대포에 최루액을 타서 쏴댄다. 어휴, 이런 가장이라니, 차라리 가출했으면 좋겠다. 아 맞다, 집 나갔지.

권혁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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