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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권혁웅의 오목렌즈] 남미를 사랑해

등록 2015-06-23 18:45수정 2015-06-23 18:45


권혁웅 시인
권혁웅 시인
손바닥 한가운데 우묵한 부분을 뭐라고 하지? 여러 사전을 뒤졌으나 답을 찾을 수 없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물어보았다. 벗들이 이런 답을 주었다. 하나, 발바닥에서 같은 부분을 족심(足心)이라고 하니, 수심(手心)이 답이다. 둘, 경혈에서 손바닥의 함몰 부위를 지칭하는 용어로 노궁(勞宮)이란 말이 있다. 셋, 손우물. 볼우물에서 유추한 말이지만 사전에는 없다. 넷, 손옹당이. 손을 오므려 웅덩이 모양으로 오목하게 만든 모양을 이르는 단어다. 수심(手心)은 손의 중심이란 뜻이지만 글자 그대로 손의 마음이라고 해도 좋겠다. ‘궁’에는 마음이란 뜻도 있으니, 노궁을 그대에게 가닿고 싶어 노심초사하는 마음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 마음은 겸손하게 그대를 받아안는다, 우물이 물을 담듯이(손우물). 그러고 나면 그대가 웅덩이처럼 손안에 고인다(손옹당이). 생후 75일 된 딸아이의 통통한 볼에 손바닥을 대보다가 문득 저 단어가 궁금해졌더랬다. 3억년 전에는 온 땅이 하나였다. 그 후 지각이 이동하면서 지금과 같은 일곱 대륙으로 나뉘었다. 아프리카의 서쪽 해안선과 남아메리카의 동쪽 해안선이 서로 일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움푹 팬 손바닥과 아기의 볼이 빈틈없이 맞듯이. 지도는 지금도 남아메리카를 품은 아프리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프리카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남미야 사랑해. 나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딸의 이름은 남미(南美)가 아니라 아인(雅仁)이지만.

권혁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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