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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글살이] 눈으로 말하기 / 김하수

등록 2015-06-21 18:59수정 2015-06-22 10:04

우리는 말을 할 때는 주로 말소리를 이용한다. 그리고 억양과 음색을 이용하여 그 의미를 정교하게 만든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는데 우리들 스스로 잘 인식을 못하고 있다. 바로 표정이다. 표정 가운데서 매우 유의미한 것이 ‘눈길’이다. 눈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집중도, 상대방의 반응 파악, 공감 표현 등을 잘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대화를 하면서 눈길이 상대방을 향하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새 나가고 있는 것 같으면 사실 딴 데 신경을 쓰고 있거나 얼른 자리를 피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다. 반면에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면 무언가 강렬한 의도가 있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이 말할 때는 그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자기가 이야기할 때는 눈을 가볍게 내리까는 것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가볍게 웃음기를 띠고 이야기를 하면 훨씬 더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상대방을 지나치게 응시하면 매우 부담스럽기 마련이고, 일종의 ‘공격적인 행위’처럼 받아들여진다.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단순한 호기심으로 남의 행색이나 소지품을 신기하다는 듯이 지나치게 응시하는 행동은 그렇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많다. 옆사람이 보는 신문이나 태블릿에 눈길이 잠시 갈 수는 있지만 좀 심하면 본의든 아니든 큰 실례다. 관심이 생긴다고 해서, 궁금하다고 해서 눈길을 아무 데나 함부로 던질 수는 없다. 눈길은 말보다도 더욱 강렬하고 대단히 부담스럽다. 눈빛이 강렬한 사람의 모습을 쉽게 잊을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다.

상대방을 똑바로 응시하는 태도는 문화권마다 서로 다른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말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말보다도 더욱 감성 전달력이 높은 눈길은 그만큼 더욱 신중히 사용해야 하는 소통 도구이다. 적절히 응시하고 적절히 내외할 줄도 알아야 한다.

김하수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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