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어릴 때는 홈스처럼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될 턱이 있나. 관찰력도 없고 추리력도 없었다. 잘난 체하는 기술 하나만 홈스 뺨치게 발달했다. 왓슨 박사나 레스트레이드 경감 대하듯 우쭐대고 살았다. 그러지 말걸.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홈스. 그렇게 논리적이지는 않더라. 요즘 영화나 드라마처럼 무서운 연쇄살인범과 싸우지도 않는다. 그를 본뜬 아류 캐릭터처럼 지나치게 반사회적이지도 않다. 그래도 매력은 여전하다. 출퇴근도 안 하고 직장상사 눈치도 안 보며 잘난 체를 참지도 않지만 일감도 계속 들어오고 성질 부려도 참아주는 친구도 있다니, 역시 부럽지 않은가?
김태권 만화가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