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 없는 지방분권 무의미…과세권 강화해야
[싱크탱크 맞대면] 진정한 재정분권의 조건
지방재정, 중앙정부 의존 높아져
지출·세입 분권 같이 이루어져야
지방소비세 배분율 재조정 필요
지방재정, 중앙정부 의존 높아져
지출·세입 분권 같이 이루어져야
지방소비세 배분율 재조정 필요
지방재정의 구조는 지출과 수입 면에서 큰 괴리가 있다. 외형상 지방재정의 규모가 늘었지만 지방재정의 자율성이나 재정분권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5년간 지방재정의 세출규모는 중앙정부에서 이전되는 재원이 늘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그 결과 국가 전체 재정지출 가운데 교육재정을 포함한 지방재정의 지출 비중과 중앙정부의 지출 비중이 60:40으로 지방재정의 지출 비중이 더 많아졌다. 그러나 세입 면에서는 국세와 지방세 수입의 비중이 큰 변화 없이 80:20의 비율을 유지해 오고 있다. 2003년 이후 국가 전체 재정지출 가운데 중앙정부의 지출 비중은 2003년 50.5%에서 2008년 40.3%로 줄어들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의 지출 비중은 2003년 35.9%에서 2008년 45.1%로 늘어났다. 지방교육 재정의 지출 비중도 2003년 13.6%에서 2008년 14%로 늘어났다. 그러나 전체 국가세입 가운데 지방세 수입의 비중은 2003년 22.4%에서 2008년 20.8%로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지방재정의 구조는 지출과 수입 면에서 큰 괴리가 있다. 외형상으로는 지방재정의 규모가 늘어났으나 지방재정의 자율성이나 실질적인 재정분권이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전재원이 증가하면서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대구시의 경우에도 지역경제의 침체로 지방세 수입이 줄어들면서 지방교부금이나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재정분권은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정부에 조세 및 지출에 관한 의사결정권을 포함한 권한과 책임을 이양하는 것을 말한다. 진정한 재정분권을 위해서는 지출규모와 함께 세입에 관한 권한과 세입규모의 분권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세입에 관한 분권 없이 이전재원의 증가를 통한 외형상의 지출규모 증가는 중앙정부의 통제와 재원배분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지방재정운영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지방 자체수입의 증가를 통해 자율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중앙정부로부터의 의존수입으로 해결하려 하기 때문이다.
중앙·지방간 세출 및 세입 비중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지방자치단체 총예산은 연평균 8.9%씩 늘어난 반면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은 연평균 20.8%씩 늘어났다. 지방 총예산 중 지방 자체사업의 예산 비중은 2004년 28.9%에서 2010년에는 24.4%로 감소하였다. 앞으로 조세부담률을 높여 기왕에 시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되, 추가적인 세입을 활용해 사회복지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지방비의 부담을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 1970년대와 같은 경제개발 초기단계에서는 부족한 공공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앙정부 중심의 전략적 재원배분이 필요했다. 그러나 선진화 단계에 들어서는 현시점에서는 자율과 분권에 바탕을 둔 재원배분이 더 효율적이고 시대의 흐름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재정분권화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성과 투명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산하 공기업을 포함한 지방채무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견줘 건전한 편이라고 하나, 2005년 이후 지디피에 대한 국가채무의 비율이 35%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전체 국가채무 중 지방채무의 비중이 8%나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의 경우에는 지하철 건설 경비 등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지방채무의 비율이 가장 높아 앞으로 채무관리에 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박화수 대구경북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싱크탱크 맞대면’은 한국 사회 과제에 대한 정책대안을 고민하는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정책현안들에 대한 기관의 연구성과를 원고지 10장 분량의 간결한 글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두뇌집단이 내놓은 제안이나 자료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도 좋습니다. 문의와 원고는 한겨레경제연구소(heri@hani.co.kr)로 보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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