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호앙 편집국장
베트남 유력지 편집국장 ‘한겨레’에 글 보내 ‘분노’ 설명
지난 4월21일 <조선일보>에 사회면 머릿기사로 보도된 “베트남 처녀들, 희망의 땅 코리아로” 라는 제목의, 한국 남성들의 베트남 국제결혼 르포에 대해 베트남의 항의가 간단치 않다. 4월25일 한국에 유학중인 베트남인들이 조선일보사 앞에서 규탄 시위를 하는가 하면, 베트남여성연합회 하티키엣 주석과 보반끼엣 전 베트남 총리가 분노와 치욕감을 토로하는 등 외교문제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베트남 현지의 안태성 한국대사관 공보관은 지난달 27일 <한겨레>에 “26일 베트남 외교부를 찾아가 이 문제를 협의했다”며 “베트남에서 좋았던 한국에 대한 인상을 이번일로 그르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의 유력신문인 <뚜오이쩨신문> 레호앙 편집국장이 <한겨레>에 직접 기고를 보내, 이 문제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우려와 분노를 전달했다. <뚜오이쩨신문>은 베트남의 유력 관영언론이다.
레호앙 편집국장은 <한겨레>에 보낸 기고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베트남 사회의 분노를 ‘베트남내 반한 감정’으로 몰고가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베트남인들이 무엇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지를 밝혔다.
레호앙 편집국장은 <한겨레> 기고에서 “최근 한국의 몇몇 일간지가 우리의 이런 반응을 ‘반한 감정’으로 몰아가고 있는 점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우리는 한국의 일부 결혼 중개업체가 우리 여성을 마치 상품처럼 다루는 것과 광고를 통해 우리 여성을 노골적으로 비하한 것을 두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조선일보〉에 실린 ‘베트남 처녀들, 희망의 땅 코리아로’라는 기사”로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국제결혼 과정을 다룬 이 기사는 무책임한 논조로 일관하면서 방관적 태도를 보였으며, ‘맞선 현장’의 사진에서 베트남 여성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켜 인권과 인격을 침해하고, ‘한국의 왕자님들, 우리를 데려가 주오’라는 설명을 붙여 우리 여성을 비하했다”고, 분노의 대상을 지목했다. 그는 이 기사에 대해 조선일보에 공식사과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레호앙 편집국장은 ‘베트남에 반한감정 없다’는 제목의 기고에서 “뚜오이쩨신문은 물론 베트남의 어떤 언론도 한국인을 비난한 적이 없다”며 ‘베트남에 ‘반한감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일보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중단을 교구하고,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우애를 키워 함께 미래를 열어가자고 기고에서 주장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아래는 레호앙 <뚜오이쩨> 편집국장이 보내와, <한겨레> 2일치에 실린 내용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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