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셜 미디어 ’스레드’를 출시한 마크 저커버그. 김재욱 화백
‘스레드’(Threads) 열풍이 거세다.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지난 6일 론칭한 이 소셜미디어 앱은 겨우 닷새 만인 지난 10일 다운로드 1억회를 넘겼다. 챗지피티의 기존 최단기간 기록(2개월)을 가볍게 갈아치워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글 버전이 없는데도 국내 설치자가 100만명을 넘었다.
스레드에는 ‘회원 가입’ 메뉴가 없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야 쓸 수 있다. 이 ‘연동’의 힘이 최단 시간 1억 다운로드의 비결로 꼽힌다. ‘마이크로블로깅’(짧고 단편적인 실시간 소통 중계) 서비스 시장에서 4억명의 이용자를 거느린 트위터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미지 중심인 인스타에 텍스트 위주인 스레드를 더해 시장 석권을 노리는 저커버그의 속내가 읽힌다.
가파른 초기 성장의 일등 공신은 뜻밖에 일론 머스크다. 지난해 10월 트위터 인수 뒤 온갖 잡음을 일으키며 이용자를 쫓아내 “트위터의 리스크는 머스크”란 우스개까지 듣고 있다. 스레드를 개발 중이던 저커버그에겐 ‘이종격투기(UFC) 결투’를 신청하며 대형 광고판을 깔아줬고, 저커버그도 질세라 ‘식스팩 복근’을 노출하며 화제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이 모든 게 그들에겐 치부의 원동력이다. <블룸버그>가 지난 3일 발표한 올 상반기 ‘억만장자 지수’를 보면, 상승폭 1위는 머스크로, 6개월 동안 966억달러(약 126조원)를 불렸다. 2위는 589억달러(약 77조원)를 늘린 저커버그가 차지했다. 스레드는 현재 ‘베타 버전’이라 광고가 없다. 그러나 정식 버전에서는 붙일 가능성이 크다. 스레드에서도 이미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고 아이티(IT) 전문지 <와어어드>(Wired)가 보도했다.
아이티 업계 거물들은 정작 자기 자녀의 소셜미디어 이용에 엄격하다. 저커버그는 딸이 13살이 될 때까지 이용을 금지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유해성을 잘 안다는 뜻이다. 미국의 공중보건정책을 총괄하는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은 지난 5월 광범위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소셜미디어가 유발한 정신건강 위기가 젊은 층 중심으로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미성년자용 안전장치’ 마련을 공식 권고했다.
당시 메타는 “권고문에 합리적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고 두달 만에 스레드를 출시했는데, 권고받은 안전장치가 포함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강희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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