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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옥문에 이르면 어떤 생각이 들까 ? 프랑스 조각가인 로댕은 중세의 이탈리아 시인 단테의 < 신곡 > 에서 영감을 얻어 <지옥의 문>을 제작했다 . 작품에서 로댕은 지옥으로 향하는 고통과 번뇌의 여러 모습을 담았고 그중 하나가 ‘생각하는 사람’이다. 인생은 ‘고해’(고통의 바다)라고 하는데, ‘생각하는 사람’은 인간이 지옥에 들어서기 전 마치 지금까지 고통스러웠던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듯하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제작된 국보 반가사유상과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이 있다 . 반가부좌 자세로 생각하는 불상의 모습이다. 동서고금의 장인들이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재현한 건 이를 통해서라도 위안을 받고자 했던 동병상련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서민들의 삶은 언제나 고달프지만 우울한 소식만 들리는 지금은 어디에서든 위안이 필요한 시대이기도 하다. 사진은 서울 국립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 중인 국보 반가사유상과 금동미륵보살반가상을 다중촬영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