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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그 길에 국가는 없었다

등록 2022-11-06 09:00수정 2022-11-06 10:10

[한겨레S] 빛으로 그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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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단어를 찬찬히 풀어보면 간단한 인사외에도 깊은 의미가 있다. 평안할 안, 평안한 녕. 만나고 헤어질 때 흔히 던지는 인사말이지만, 상대방의 배려가 담겨있다. 때때로 복을 빌어주거나 평화를 빌어주는 내용도 담고 있다.

지난 주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났다. 15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이 사그라들었는데도, 국민의 안녕을 우선해야 할 국가의 존재는 보이지 않았다. 불과 3개월 전인 서울 강남 수해 때도 그랬다. 오히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국민에게 책임을 따지는 ‘또 다른 참사’를 목격하고 있다. 국민이 없는 국가는 없다.

이번 사태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향해 생채기 내는 일을 중단하고, 국민을 존중하는 자세에서 사태 극복이 시작되어야 한다. 햇빛을 받아 출렁이는 바다도 안타깝게 희생된 청년들의 명복을 비는 걸까? 그 빛이 오늘따라 유난히 검다.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윤슬을 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해 본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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