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맨 왼쪽)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2019년 11월13일 서울 민변 사무실에서 일본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21일 각하 결정이 나온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는 “당연한 결과”라고 반응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 “판결 내용은 앞으로 자세히 분석을 해야겠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판결은 타당하고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내용을 자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정부 차원의 코멘트를 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월 한국 법원에서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이 인정된 것에 대해 가토 관방장관은 “국제법 및 한일 양국 간 합의에 어긋나는 판결”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번 건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계속해서 한국 정부에 국제법 위반을 시정하는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한국 쪽의 해법 마련을 한-일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모테기 외무상은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지 않고 있으며 정의용 외교부장관과 전화 통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위안부’ 소송 판결이 각하됐지만 일본 정부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이날 “국제관습법과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외국 주권적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허용될 수 없다”며 주권면제(국가면제)를 인정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배 소송을 각하시켰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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