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부연구센터 쑤즈량 주임
인터뷰 l 중국 위안부연구센터 쑤즈량 주임
소녀상 그 자리에 잘 보존해야
향후 일본 언행 잘 관찰하기를
소녀상 그 자리에 잘 보존해야
향후 일본 언행 잘 관찰하기를
“한국이 일본과 갑자기 위안부 문제를 합의해 깜짝 놀랐다. 일본에 배상을 요구하지 않은 부분은 여론의 비판을 받을 것이다. 소녀상은 계속 (그 자리에서) 잘 보존해야 한다.”
중국의 위안부 연구 최고 권위자인 쑤즈량(59) 중국 위안부문제연구센터 주임은 29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위안부 존재 자체를 부인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과와 반성을 언급하고 10억엔을 냈다는 점은 획기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한국이 일본에 배상금 요구를 하지않은 것은 계속 여론의 비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직접 위안부와 일본군 노병을 만나며 <위안부 연구>, <일본군 성노예>등의 저서를 펴낸 그는 “미국의 압력이나 정부 나름의 계산이 있었겠지만 갑작스레 합의에 도달했다. (일본 침략의) 역사 문제에서 일치된 견해를 지니고 보조를 맞춰온 중-한 우호가 이번 돌발 합의로 영향을 받을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쑤 주임은 ‘돌발 합의’의 주요 원인으로 미국의 구실을 꼽았다. 그는 “미국은 아시아 회귀를 중요한 세계 전략으로 취하고 있는데 주요 동맹국인 한-일 사이의 역사 문제 갈등은 장애물이었다. 미국은 양국에 압박을 가해 화해를 추진했다”며 “미국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공동 대응하는 한-중 공조를 와해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소녀상 철거에 관해선 “소녀상은 한국이나 일본 정부 어느 쪽에도 소유권이 없다. 이는 한국 시민단체가 합법적으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것이다”라며 “조각상은 (그 자리에) 잘 보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쑤 주임은 또 한국과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부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관해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쑤 주임은 마지막으로 “일본은 과거에도 고노 담화를 무시하고 침략 전쟁도 부인해왔다. 향후 일본의 말과 행동을 잘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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