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빈곤가구·해고…
오래전부터 진행돼온 일본 사회의 양극화를 다양한 각도에서 진단했다.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 빈곤 가구의 비율, 생활보호대상자의 수, 저축률 등이 그 잣대다.
1997년에 발간된 저자의 전작 <일본의 경제격차>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소득불평등도에서 일본은 선진국 가운데 중간 정도였다. 그러나 2004년에는 불평등이 가장 심한 그룹에 속했다. 빈곤 가구의 비율 또한 미국과 아일랜드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원인으로는 장기불황에 따른 실업 증가를 비롯해 신자유주의 구조개혁으로 인한 정리해고·비정규노동의 확대, 소득재분배 시스템의 후퇴 등이 꼽힌다.
그럼에도 “아직 일본은 희망이 있는 나라”라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형평성을 희생해서라도 효율성을 추구해야 하는 게 아니라, 북유럽처럼 둘을 양립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처방전은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을 적용하는 직무직급제의 도입, 최저임금 개선, 공교육 충실 등이다.
이 책은 일본 사회의 결단을 촉구한다. 소득격차와 빈곤층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그리고 ‘아메리카형과 북유럽형’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할지. 도쿄/박중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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