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 도쿄/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바쳤다. 2021년 10월, 지난해 4월과 8월. 10월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일본 여야 국회의원 90여명은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집단 참배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기시다 총리가 ‘춘계 예대제’(봄 큰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상록수의 일종인 비쭈기나무)라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신사에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부 각료 등을 지내면서 야스쿠니신사에 참배나 공물 봉납을 한 적이 없는 기시다 총리는 총리직에 오르며 ‘아베-스가’ 정권의 관례를 따라 2021년 10월 처음으로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해 4월에 이어 8월15일 패전일, 10월에도 잇따라 공물을 봉납했다.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3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기시다 내각에선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이 이날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약 90여명의 의원들도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해 집단 참배했다. 참배에는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 등에 소속된 의원들이 참여했다.
도쿄 지요다구에 세워진 야스쿠니신사는 1867년의 메이지 유신을 전후해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본이 일으킨 여러 침략전쟁에서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246만6천여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약 90%는 일본의 태평양전쟁(1941년12월~1945년8월)과 연관돼 있다. 이 전쟁에 책임이 있는 에이(A)급 전범 14명은 1978년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이 때문에 일본의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면 일본이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돼 주변국들이 반발하는 등 큰 외교적 문제가 됐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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