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사람들. 도쿄/AP 연합뉴스
긴급사태 해제 뒤 코로나19가 조금씩 확산되면서 도쿄 23구 중 10곳이 감염 상황의 최고 수준을 뜻하는 ‘4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일주일 동안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가 25명 이상이면 감염 수준이 가장 높은 4단계가 된다”며 “도쿄도 전체로는 24명이지만, 구별로 보면 23구 중 10곳에서 이미 4단계가 됐다”고 29일 보도했다. 4단계는 ‘폭발적 감염 확산’을 말한다. 도쿄도는 23개 특별구와 26개 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쿄도 메구로구(45명), 신주쿠구(40명), 시부야구(34명) 등에서 특히 감염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감염 확산의 양상을 봤을 때 상당히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도쿄 기타구 보건소장은 이 신문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도심에서 주변으로 감염 지역이 확산돼 도쿄 전체가 감염자 급증으로 연결됐다”며 “방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의 경우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가 적용되고 있지만 긴급사태 해제 뒤 유동 인구가 늘면서 감염자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 코로나 대책 분과위원으로 활동하는 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 교수(감염증학)는 “감염자가 줄어들 요소가 없어 다음달 11일 중점조치 해제는 어려울 것”이라며 “의료상황이 우려될 경우 주저 없이 긴급사태 선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9일 연속 전주 같은 요일보다 웃돌고 있다”며 “증가 속도도 빨라져 올림픽 기간 재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도쿄는 긴급사태가 해제된 21일 236명에서 23일 619명으로 급증한 뒤 평일 500~600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주말은 300대를 보이고 있다.
속도를 내던 코로나 백신 접종에도 문제가 생겼다. 연령에 상관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직장, 대학 접종의 신규 신청이 갑자기 중단됐다. 확보한 모더나 백신 물량보다 예약을 더 많이 받아서다. 직장 접종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생노동성 간부는 “처음부터 신청 규모나 기한을 결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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