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화상으로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인 여성 4명 등 8명의 사망자를 낸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17일(현지시각)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우 걱정한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화상 회담을 하기 전 기자들에게,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과 크리스터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발생한 사건에 대해 밤사이에 보고를 받았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분이 알다시피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잔혹행위에 관해 말해왔다”며 “이것은 매우, 매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 해소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지난 11일 코로나19 관련 연설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나는 지금으로서 살해범의 동기에 관해 어떤 것도 연결짓지 않겠다”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연방수사국과 법무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사가 끝나면 할 말이 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도 이날 뉴햄프셔주에서 한 연설에서 이번 총격 희생자 가족들에 위로를 표하고 모든 미국인들이 함께 기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아직 범행 동기에 대해 분명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우리의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게 우리가 당신들 편에 서있고 이 사건이 얼마나 모든 사람들을 겁먹게 하고 충격받고 분노하게 하는지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아시아계 미국인 형제, 자매들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고 있다”는 점을 함께 언급하고, “우리는 그들과 연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 누구도 어떤 형태의 증오에 직면할 때 침묵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이날 전날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이 성중독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이 아시안에 대한 증오 범죄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전날 롱은 조지아주 일대 3곳의 마사지 업소에 총격을 가해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8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롱은 17일 8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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