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에 시민들이 참여해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이 중단되자, 인질 가족과 반전 운동가들 중심으로 한 이스라엘 내부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3일 영국 가디언은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의 가족들과 반전 운동가들이 연대한 시위가 2일 텔아비브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들 중 일부는 텔아비브 육군 본부 앞에서 행진을 하고 이스라엘 전시 내각 관계자와의 긴급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가자지구에 여전히 인질 130여명이 붙잡혀 있는데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협상을 중단하고 전투를 재개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지난 1일 7일 동안 계속됐던 일시 전투 중지 및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중단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카타르 도하에 파견했던 협상팀에 귀국을 지시해 하마스와의 추가 협상도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시위에는 지난주 풀려난 85살 여성이 여전히 하마스에 붙잡혀있는 38살 아들의 석방을 위해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참석했다. 가디언은 “인질로 끌려간 이들의 가족들이 반전 운동가들과 함께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한 이스라엘 코미디언 노암 슈스터-엘리아시는 정치적 노력과 외교적 합의만이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 재개 결정이 인질 가족들을 비참한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가자지구에 폭격만 계속하는 것이 정부의 계획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시위에 참가한 많은 이들은 반전 운동가라며 “이 범죄적인 정부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에서) 인간성과 양심을 가진 논리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곳곳에서 반전,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가자 전쟁의 종식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사람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날 텔아비브 미술관 앞에서도 수천명이 참석한 밤샘 집회가 열렸다. 항구 도시 가이샤라에 위치한 네타냐후 총리의 사유지 앞에서도 또다른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노바 음악축제 희생자 가족 등이 네타냐후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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