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안지구 제닌에서 이스라엘군 포격으로 사망한 14살 소년 바셀 아부 알 와파의 주검을 친척들이 옮기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집중된 가자지구 외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29일 로이터 통신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에서 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와파(Waf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숨진 4명 중 2명은 무장 대원이며, 나머지 2명은 8살과 15살 소년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아담 사메르 알가울(8)과 바실 술레이만 아부 알와파(15)가 제닌에서 점령군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숨진 15살 소년 알와파가 자신들의 대원이라고 주장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8살 소년이 총에 맞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다만 누가 쐈는지는 영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 영상을 확인해달라는 로이터의 요청을 받은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이 제닌 난민촌 정찰 활동을 하던 중 우리 군 병사들을 목표로 많은 용의자가 폭발물을 던졌다. 우리 병사들은 용의자를 실탄 사격으로 대응했고 적중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군(IDF)은 위험한 두 명의 무장대원을 제닌 난민촌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후 가자지구 뿐 아니라 서안지구에도 공습을 벌인다. 특히 서안지구의 활발한 무장 세력 활동 중심지인 제닌 난민촌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닌 난민촌은 파손된 가옥과 부서진 잔해 더미로 폐허가 된 상태다. 제닌 난민촌은 2000년대 초반 제2의 인티파다 발생 당시 이스라엘 점령에 대항한 팔레스타인 봉기의 중심지였다.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도시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건물을 29일 주민들이 살피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수감자 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교전 중지 시작 이후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팔레스타인인은 133명이다. 이스라엘이 임시 휴전 기간 나흘째까지 석방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150여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알자지라는 28일 설명했다. 교전 중지 기간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인질 교환을 진행하면서 점령지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 수십명을 체포하는 형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 협회 대변인 아마니 사라네는 알자지라에 “점령이 존재하는 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인) 체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체포는 지난달 7일 전쟁 발발 이후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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